이에 따라 한국·일본과의 협력 패러다임 역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베트남은 더 많은 프로젝트를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베트남 기업들이 선진 경영 기법을 습득하고 외국 기업과의 연계를 심화하며 고부가가치 단계로 점진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한국 측 시각에서 권성택 한베경제문화협회(KOVECA) 상임대표는 향후 한국과 베트남 경제 협력이 일방적인 투자 모델을 넘어 공동 연구, 공동 표준 수립, 공동 시장 확대를 지향해야 한다고 보았다.
“경제 분야에서는 양국은 단순 투자-수혜 구조를 넘어 공동 R&D, 공동 표준, 공동 시장 진출이라는 삼각 구조를 구축함으로써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함께 경쟁하고 협력하는 동반자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제68호 결의의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 베트남 기업이 R&D, 기술 표준 수립 및 시장 확대에 참여할 때, 민간 경제 부문은 단순 가공 및 공급 역할에서 벗어나 가치사슬 내에서 보다 주도적인 역할로 전환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일본의 경우, 민간 기업 지원은 경영 교육과 기업 간 연계를 통해 명확히 드러난다. 고바야시 요스케(Kobayashi Yosuke) 일본국제협력기구(JICA, 자이카) 베트남 사무소장은 중소기업 리더 양성에 있어 베트남·일본 인적자원개발원(VJCC)의 역할을 강조했다.
“우리의 구체적인 활동 중 하나는 VJCC를 통한 협력입니다. 이 협력의 틀 안에서 우리는 VJCC와 함께 ‘경영숙(Keieijuku·경영자 양성 과정)’이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베트남 중소기업의 리더와 관리자들이 베트남과 일본 현지 교육을 통해 일본식 경영 기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돕습니다. 현재까지 1,000명 이상의 수료생을 배출했습니다.”
민간 기업에게 경영 역량은 지속 가능한 발전의 기반이다. 대기업의 공급망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은 우수한 제품뿐만 아니라 품질, 납기, 재무, 인사 및 장기적인 약속 이행 능력을 보장해야 한다. 따라서 경영 교육 프로그램은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니라 경쟁력의 핵심 요소이다.
히라오카 히사카즈(Hiraoka Hisakazu) JICA 베트남 사무소 부소장은 JICA가 기업가 교육 및 금융 접근성 개선을 통해 중소기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 경제 발전과 관련하여, 우리는 기업가 교육, 특히 여성 기업가가 운영하는 기업에 대한 교육과 금융 접근성 개선을 통해 중소기업의 성장을 촉진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은 2045년까지 고소득 국가로 도약하려는 베트남의 여정을 지원하겠다는 JICA의 굳건한 의지를 반영합니다.”
이러한 내용은 민간 경제 발전이 단지 기업의 의지에만 의존할 수 없으며, 교육, 자본, 시장 연계, 경영 표준 및 안정적인 정책 환경과 같은 구체적인 지원 조치가 수반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실무적인 관점에서 JICA 베트남 사무소 대표는 토요타 베트남(Toyota Motor Vietnam), 에이스쿡 베트남(Acecook Vietnam) 등 베트남에 장기 진출한 일본 기업들이 꾸준히 생산과 경영을 확대하고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베트남의 경제 발전과 산업화에 기여해 왔다고 평가했다. 제68호 결의의 정신에 입각하여, JICA는 이러한 기업들이 베트남 민간 기업의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협력을 촉진하고자 한다.
한국 측에서는 법무법인 율촌 베트남 지사의 이홍배 지사장은 베트남의 민간 경제 발전 방향이 한국 기업계에 큰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트남 공산당 제14차 전국대표대회 이후, 2026년부터 2031년까지의 새로운 5개년 기간 동안 베트남 정부는 연 10%를 상회하는 GDP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간경제를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으며 2045년 고소득 국가를 목표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대해서 베트남에 진출한 또는 베트남에 진출할 한국 기업들 역시 큰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대감은 긍정적인 신호이지만, 동시에 베트남 기업들에게 더 높은 수준의 과제를 제기한다. 한국과 일본 기업의 실질적인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베트남 기업들이 경영과 인적 자원, 표준 충족 능력, 첨단 기술이 포함된 프로젝트 참여 능력에 이르기까지 내재적 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
송은의 한국국제협력단(KOICA) 베트남 사무소 부소장은 인적 자원 개발, 공동 연구 및 디지털 전환 등 베트남과의 협력 사업들이 베트남 민간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 환경을 지원할 수 있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상의 의견들을 종합해 볼 때, 당 정치국의 제68호 결의가 국제 협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은 자본 공급원이나 시장에 그치지 않고, 베트남 기업이 경영 표준을 높이고 기술에 접근하며 연계를 확장하여 가치사슬에 더욱 깊이 참여하도록 돕는 파트너들이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 기업이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때, 파트너국과의 협력은 단순히 프로젝트를 늘리는 것을 넘어 민간 경제 부문의 실질적인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