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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봄, 군과 민의 따뜻한 정

2026/2/16 | 04:12:00
(VOVWORLD) - 산사태로 깎여 나간 수십 킬로미터의 험준한 고갯길을 지나온다. 한쪽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고, 다른 한쪽은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낭떠러지인 아찔한 ‘U자형’ 커브길이 이어진다. 그렇게 도착한 조국의 최전방, 뚜옌꽝(Tuyên Quang)성 씬먼(Xín Mần)면은 고지대 특유의 시린 추위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이곳은 전체 가구 중 빈곤층 비율이 여전히 50%를 웃도는 척박한 땅이다.
 난신 소수민족 통학‧돌봄형 초등학교 '학교 마당 차양막' 준공식에 참석한 후원자들

이러한 겹겹의 어려움 속에서도 난씬(Nàn Xỉn) 소수민족 통학‧돌봄형 초등학교는 고지대 아이들에게 지식과 신념, 그리고 배움의 기회를 선사하는 하나의 희망찬 빛줄기처럼 떠오른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 뛰어놀며 고지대의 따가운 햇볕에 그대로 노출되거나 갑작스럽게 들이닥치는 산간 지역의 빗줄기를 온몸으로 맞아야 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베트남 인민군 장병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이러한 깊은 고민 끝에, 정성이 가득 담긴 ‘학교 마당 차양막’ 설치 사업이 추진되어 마침내 준공식이 열렸다. 이는 단순히 햇빛과 비를 막아주는 실질적인 복지 선물을 넘어, 고산지대 아이들이 품은 배움의 꿈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국방부 정치총국 군인여성부장 응우옌 티 투 히엔(Nguyễn Thị Thu Hiền) 대좌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수업을 마친 뒤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학교 마당 차양막을 설치하는 등, 실질적인 활동을 통해 우리의 진심 어린 애정과 책임감, 그리고 나눔의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해당 학교의 응우옌 반 히엡(Nguyễn Văn Hiệp) 교장은 2025~2026학년도 현재 전교생이 364명이며, 학생 전원이 라찌(La Chí)족, 푸라(Phù Lá)족, 눙(Nùng)족, 몽(Mông)족, 자오(Dao)족 등 소수민족 출신이라고 밝혔다.

저희 학교 시설은 여전히 매우 열악하고 상황이 어렵습니다. 여러 계층의 관심, 특히 ‘여군과 국경 지역 여성이 함께하는 동행’ 프로그램 덕분에 주민들과 학교는 매우 기뻐합니다. 비가 새던 낡은 지붕을 뒤로하고 이제는 학교 마당 차양막이 생겼으며, 아이들이 기술을 접할 수 있는 새 텔레비전도 마련되었고요. 덕분에 저희 교사들도 더욱 안심하고 수업에 전념하며 아이들 곁을 지킵니다.

겨울철 추위를 덜어줄 방한복과 털목도리, 털모자를 선물 받고 기뻐하는 어린이들

고산 지대의 시린 연초 추위 속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아마도 여군 특공대원들과 평지에서 올라온 봉사단 어머니, 언니들이 학생들에게 직접 새 외투를 입혀주던 순간이었다. 아이들의 옷 지퍼를 하나하나 정성껏 올리고, 목도리와 털모자를 매만져주는 모습은 마치 후방에서 전해온 온기가 고산 지대 아이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 안는 듯했다.  5학년 학생 리 티 호아이(Ly Thị Hoài) 양은 수줍게 미소 지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말 기쁘고 뿌듯해요. 저에게 이 선물은 아주 특별하거든요. 앞으로 수학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어요. 나중에 꼭 선생님이 되어서 우리 부모님과 마을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호아이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매일 부모님을 도와 소를 몰고 아픈 오빠를 돌보면서도, 수학 시험에서 9점을 받을 만큼 의지가 강한 소녀이다. 특공부대가 전달한 학용품과 과자, 그리고 따뜻한 방한옷은 호아이가 학교에 가는 길을 든든하게 지켜줄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고,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주었다. 덕분에 이 가난하고 작은 집에도 올해 설은 베트남의 여느 가정처럼 온전하고 평온하며 따뜻한 온기가 가득했다.

겹겹이 둘러싸인 산맥 사이로 군복의 녹색과 새로 선물 받은 아오자이(áo dài)의 화려한 색감이 한데 어우러진다. 이는 사업단이 고산 지대에서 묵묵히 교육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여교사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선물이다. 3학년 학생을 담당하는 호앙 티 후옌(Hoàng Thị Huyền) 교사는 벅차오르는 감동을 감추지 못하면서 이렇게 소감을 전했다.

아오자이는 베트남 여성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저희 교사들에게는 매우 뜻깊은 선물입니다. 이는 머나먼 국경 지역에서 근무하는 저희를 위해 평지에 계신 분들이 보내주신 아주 커다란 사랑과 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접경지역 여성과 동행하는 여군’ 프로그램을 통해 새 집을 받은 뚜옌꽝성 신먼면 주민들

호앙 티 후옌 교사처럼 씬먼 지역에서 15년 동안 헌신해 온 교사들에게 이 아오자이는 그간의 조용한 희생에 대한 인정이자 감사의 인사다. 덕분에 교사들은 구름으로 둘러싸인 산간벽지의 교단 위에서 더욱 자신감을 갖고 빛을 발한다.

교육 지원과 병행하는 ‘군인 여성과 국경 지역 여성이 함께하는 동행’ 프로그램은 집 짓기 사업과 총액 약 12억 동에 달하는 민생 지원 패키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생계 기반을 구축하는 데에도 주력한다. 특히 이번 기회에 극빈층 여성 가구 10곳에 ‘사랑의 보금자리’ 주택이 증정되었다. 특공 부대 정치주임인 따 홍 꾸앙(Tạ Hồng Quang) 대좌는 주민들이 비바람이 새는 대나무 벽 집을 벗어나 이제는 견고한 보금자리를 갖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며 국경 수비대와 함께 주권을 굳건히 수호할 수 있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저희는 이번 프로그램을 수행하기 위해 조국의 방어막이자 가장 험난한 오지인 이곳을 찾았습니다. 접경 지역의 여성과 아이들을 살피는 일은 단순히 군과 민의 정을 나누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안보 상황 속에서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민심'이라는 견고한 토대를 조기에 구축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접경 지역을 뒤로하며 나누는 따뜻한 악수, 그리고 떠나는 이와 남는 이가 함께 흘리는 감동의 눈물이 한데 어우러진다. 이 모든 모습이 군과 민이 나누는 정을 보여주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 아닐까 싶다. 조국의 방어막인 이곳, 겹겹이 쌓인 산들과 짙은 안개 속에서도 사람 사이의 정은 커다란 힘이 되어 믿음과 희망의 불을 밝히고, 아이들의 꿈이 높이 날아오를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이것이야말로 베트남 인민군이 전 국민에게 전하는 가장 실질적이고 뜻깊은 설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설이 올 때마다 새로운 봄을 향한 평화와 풍요의 믿음이 이 S자 형태의 땅 구석구석으로 환하게 퍼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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