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엣박에서 하노이로〉는 관객들을 1941년부터 1945년까지의 역사적 시기로 이끈다. 혁명가 응우옌 아이 꾸옥(Nguyễn Ái Quốc) (후일 호찌민)이 30년간의 해외 망명 끝에 1941년 1월 28일 조국으로 귀환하여 직접 혁명을 지도하고 세력을 구축하여, 1945년 8월 혁명의 승리와 이어 9월 2일 오후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베트남민주공화국(오늘의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을 수립하기까지의 여정을 무대에 펼쳐낸다. 이번 공연은 국가전통무대극장이 기획·제작하였으며 재능 있는 예술가들이 대거 참여하였다. 찌에우 쭝 끼엔(Triệu Trung Kiên) 인민예술가가 감독을 맡고, 호앙 송 비엣(Hoàng Song Việt) 작가가 까이르엉 전통예술로 각색하며, 쫑 다이(Trọng Đài) 인민예술가가 음악 부분을 담당하고, 조안 방(Doãn Bằng) 인민예술가가 무대미술 설계를 맡았다. 마인 훙(Mạnh Hùng) 인민예술가, 꽝 카이(Quang Khải) 우수예술가, 띠엔 다이(Tiến Đại) 우수예술가, 그리고 느 꾸인(Như Quỳnh), 응언 하(Ngân Hà) 등 다수의 배우들이 출연하여 섬세한 내면 연기를 선보였다. 찌에우 쭝 끼엔 감독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도전은 5년간의 역사 속에 수많은 사건들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저희는 이를 단 2시간짜리 무대 공연에 압축해야 했습니다. 방대한 사건을 어떻게 재구성할지, 어떻게 생생하게 전달할지, 관객들이 장면 하나하나에 몰입할 수 있도록 끌어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창극 〈비엣박에서 하노이로〉 (사진: 튀 띠엔/VOV) |
“호찌민 주석의 모습은 이미 모든 베트남 사람들에게 익숙한 것이기에 무대 위에서 그분의 모습을 최대한 완벽하게 구현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둘째로 저는 북부 출신이지만 주석의 중부 사투리를 익혀야 했기에 또 다른 도전이었습니다. 세 번째로는 주석의 풍모와 몸가짐 역시 세심하게 모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배우 반 투언의 연기를 통해 관객은 응우옌 아이 꾸옥(호찌민)을 단순히 위대한 지도자가 아니라 비엣박 혁명 근거지의 순박한 사람들과 함께하고 전우들과 동고동락하는 친근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만날 수 있었다. 배우의 몰입과 창의적인 표현은 호찌민 주석의 이미지를 생생하고 가까우면서도 여전히 위대한 지도자의 풍모를 잃지 않게 하여,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관객 응우옌 티 히엔(Nguyễn Thị Hiền) 씨는 다음과 같이 소감을 전했다.
“호찌민 주석 역을 맡은 배우가 매우 열정적으로 연기하여 여러 차례 절정을 만들어냈습니다. 저는 주석의 말씀이 매우 정직하고 올바르게 다가왔고 인민이 따뜻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그 마음이 크게 감동적이었습니다. 여러 장면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찌에우 쭝 끼엔(Triệu Trung Kiên) 인민예술가 (사진: 튀 띠엔/VOV) |
이번 작품의 또 다른 인상적인 부분은 무대 공간이었다. 섬세하게 설계된 무대는 영상과 음향 효과를 조화시켜 호찌민 주석의 일상적인 장면들을 생생히 보여주었다. 베트남–중국 국경을 오가던 바쁜 발걸음, 중국 인민의 따뜻한 우정, 쯔엉 찐(Trường Chinh) 동지, 호앙 반 투(Hoàng Văn Thụ) 동지, 팜 반 동(Phạm Văn Đồng) 동지, 보 응우옌 잡(Võ Nguyên Giáp) 동지와의 다정한 대화 등이 무대 위에서 펼쳐졌다.
특히 공연 전반에 걸쳐 등장한 대나무와 죽순으로 엮은 비계 구조물은 국가 건설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 위에서 중국, 떤짜오(Tân Trào), 빡보(Pác Bó) 등 역사적 배경 무대가 유연하게 전환되며 장면 간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작품 속에는 큰 사건이 많습니다. 이를 어떻게 무대화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저희는 미술 장치를 통한 상징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LED 화면을 배경으로 공간을 전환하고, 앞쪽 무대에는 상징물을 배치해 관객의 상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예를 들어 까오방(Cao Bằng) 장면에서는 몇 개의 돌만 놓여 있어도 배경 영상과 결합해 관객은 곧바로 까오방의 공간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비엣박에서 하노이로〉는 창극뿐만 아니라 무용, 전통 음악 등 다양한 예술 요소를 조화롭게 결합하여 관객에게 시각적·청각적 풍부함을 선사했다. 여러 장면은 정교하게 연출되었으며, 역사적 자료의 사실성을 충실히 반영했다. 관객은 단순히 이야기를 ‘보는 것’을 넘어 역사의 격동적 순간을 ‘함께 체험’할 수 있었다. 하노이 공연의 성공으로 이번 작품은 호찌민 주석의 형상을 전통 무대예술 속에 새롭게 그려낸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다. 공연은 하노이에 이어 호찌민시와 여러 지방 도시에서도 순회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