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수많은 흥망성쇠를 겪는 과정에서 한동안 조(dó) 나무껍질을 찧는 방망이 소리조차 잊혀, 많은 이들이 소중한 문화유산의 상실을 안타까워했다 (사진: 낌 리에우/VOV5) |
오래전부터 깨브어이의 조 종이는 책을 필사하고 시를 짓거나 서예를 하는 데 사용되었으며 특히 동호(Đông Hồ), 항쫑(Hàng Trống), 낌황(Kim Hoàng)과 같은 유명한 민화 인쇄에도 널리 활용되었다. 조 종이는 내습성과 곰팡이, 좀벌레에 강해 보존성이 뛰어나 문화 보존의 ‘보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조 종이와 그 제작 방식은 점차 사용되지 않으며 사람들에게 잊혀져 갔다.
“독일에 거주하는 한 베트남 교포 친구가 우연히 서호근처 절에서 어린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서예 선생님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는 베트남 서예를 세계에 알리고 서예 선생님들이 그 일을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친구의 프로젝트를 도왔습니다. 바로 그 서예의 세계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조 종이를 접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종이를 뜨는 장인을 처음 보았습니다. 저는 자세히 알아보았고 이 기술이 사라진다면 정말 아쉬울 것 같았습니다. 그때부터 이 종이로 무언가를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 프로젝트는 전통 수제 종이 제작 기술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동시에 장인들에게 생계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 낌 리에우/ VOV5) |
“저희는 베트남의 조 종이를 보존하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조 종이는 매우 아름답지만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존 작업을 생각할 때 새로운 보존 방식을 고민했습니다. 제가 떠올린 유일한 방법은 전통 소재로 현대 생활에 부합하는 제품을 만들어야만 이 기술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베트남의 독특한 현지 문화 체험을 점점 더 많이 찾고 있는 가운데, 닥(Dó) 종이 제작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특별한 관심을 끄는 활동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사진: 낌 리에우/VOV5) |
“조 프로젝트의 제품들은 매우 고전적이고 친근한 느낌을 주며 정말 아름답습니다. 종이를 뜨는 도구들이나 전시 공간 등도 함께 있어서 좋습니다.”
지역 행정 당국과 사회적 기업 조 프로젝트의 협력으로 옌타이 조 종이 전통공예 마을은 찍사이(Trích Sài)거리 189번지 문화 관광 서비스 거점, 일명 ‘조 종이 박물관’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이곳은 전통 조 종이 제작의 전 과정을 소개 및 전시하고 있으며, 조 나무의 기원부터 껍질 선별, 껍질 찧기, 조나무풀 끓이기, 종이 뜨기, 압착, 건조 등의 단계까지 모두 체험할 수 있다.
조 종이 박물관은 또한 관광객들에게 조나무 껍질 찧기, 삼베 찧기, 종이 뜨기 등 흥미로운 체험을 제공하며, 조 프로젝트 구성원의 안내로 조 종이를 활용한 수공예품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온 관광객 허드슨(Hudson) 씨는 하노이의 전통 문화를 탐방하기 위해 여러 차례 베트남을 찾았다. 이번에는 찍사이 거리 189번지 문화 관광 서비스 거점에서 조 종이 제작을 체험했다. 허드슨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베트남의 조 종이에 정말 매료되었습니다. 이곳에 와서 조 종이 제작에 참여했는데 아주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조 종이는 매우 얇고 가볍고 아름답습니다. 저는 이 종이로 젊은 친구들과 함께 수첩을 만들었는데 그 제품은 정말 독특했습니다. 친구들과 가족에게 줄 기념품으로 가져갈 예정입니다.”
조 프로젝트는 워크숍, 전시회, 온라인 판매 채널 등을 통해 조 종이 제품을 널리 알리고 있다. (사진: 낌 리에우/VOV5) |
“저희는 국내외 예술가, 디자이너들과 협력하여 조 종이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조 종이를 세계에 알리고자 합니다. 또한 조 종이를 제작하는 장인이나 조 종이로 창작하는 사람들이 이 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꾸준히 연구·개발하고 있습니다.”
옌타이 마을의 조 종이 제작 기술이 점차 부활하면서 예로부터 수도 하노이의 전통 기술이 지닌 가치를 세계에 전파하고 선대의 독창적인 문화를 보존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