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빠, 에데족의 신성한 울림을 담은 전통 악기
27/07/2025 01:00
(VOVWORLD) - 낮고 깊으며 신비로운 소리를 내는 끼빠는 떠이응우옌 고원지대의 에데(Êđê)족이 신과 교감하고 가장 신성한 의례를 수행할 때 사용하는 전통 악기이자 문화적 상징이다. 징처럼 흥겨운 울림도 없고 피리처럼 유려한 선율도 없지만 끼빠는 대지의 숨결, 나무의 기운, 바람의 흐름을 담아내는 듯한 무게감 있고 울림 있는 음색을 지녔다. 그 소리는 신령하고 원초적이며 친숙한 울림으로 대자연 속 공간을 강하게 관통하며 퍼져 나간다.

끼빠는 성숙한 물소 수컷의 뿔로 제작된다. 이 동물은 에데족의 일상생활, 노동, 신앙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에데어에서 ‘끼(Ki)’는 ‘뿔’을, ‘빠(Pah)’는 ‘두드리다’를 뜻한다. 끼빠를 연주할 때 연주자는 왼손 엄지로 뾰족한 뿔 끝을 막았다 열었다 하며 음정을 조절하고 오른손은 뿔의 넓은 쪽을 두드려서 깊게 울리는 소리를 만들어낸다. 혼이 담긴 끼빠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교하고 복잡한 제작 과정이 필요하며 세대를 이어 전수된 재료에 대한 이해와 손기술이 요구된다. 장인은 두껍고 단단하며 금이 가지 않은 뿔을 고른 뒤 이를 정성스럽게 세척하고 속을 비우며 형태를 다듬는다. 닥락(Đắk Lắk)성 꽝푸(Quảng Phú) 면 숫므등(Sut Mđưng) 마을의 장인 이닥 니에(Y-Dăk Niê, 일명: 아에 흐냠(Aê H’Nhăm))는 끼빠 소리의 핵심이 입구에 부착된 대나무 또는 나무로 만든 ‘리드’(닭혀 모양)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완성된 끼빠는 외형의 아름다움은 물론, 산과 숲의 선율, 조상과 신령의 울림을 담아낼 수 있어야 비로소 참된 악기로 인정받는다. “ 어렸을 때 저는 어른들이 산에서 자란 나무뿌리로 만든 관을 입에 물고 대나무로 만든 끼빠의 ‘ 닭혀 ’ 를 밀랍으로 붙여 뿔에 연결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 예전에는 끼빠를 마을 안에서는 부는 것이 금지되었고 주로 논밭이나 산속에서만 연주했습니다 . 지금은 전통을 지키기 위해 우리 마을 아이들에게 꼭 이 기술과 소리를 전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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