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VWORLD) - 응우옌타이혹 거리는 하노이 서쪽 관문과 도심 심장부를 잇는 중요한 길목입니다. 길이는 약 1,688m, 도로 폭은 평균 12m 정도고요. 현재는 하노이의 주요 행정 구역인 끄어남(Cửa Nam)동, 반미에우-꾸옥뜨잠(Văn Miếu – Quốc Tử Giám)동 구역을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뚱응옥: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도시 산책을 즐기면서 길거리 구석구석을 탐방하는 거리 탐방가 뚱응옥입니다. 오늘도 이 코너를 홍응옥 씨, 그리고 청취자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반갑습니다.
홍응옥: 네 청취자 여러분, 저희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코너의 시즌 1에서는 하노이 옛 시가지의 중심인 ‘36거리’의 다양한 직업 거리들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하지만 ‘천년 고도’ 하노이에는 이 36거리 시스템에 속하지 않으면서도, 그에 못지않게 아주 독특한 전통과 명성을 자랑하는 거리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오늘 저희가 소개해 드릴 곳이 바로 그런 곳인데요. 바로 하노이의 대표적인 주요도로, 응우옌타이혹(Nguyễn Thái Học) 거리를 함께 걸어보겠습니다.
![]() |
뚱응옥: 네, 응우옌타이혹 거리는 하노이 서쪽 관문과 도심 심장부를 잇는 중요한 길목입니다. 길이는 약 1,688m, 도로 폭은 평균 12m 정도고요. 현재는 하노이의 주요 행정 구역인 끄어남(Cửa Nam)동, 반미에우-꾸옥뜨잠(Văn Miếu – Quốc Tử Giám)동 구역을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 |
홍응옥: 1831년 당시의 하노이 지도를 보면, 이 거리는 원래 응우옌(Nguyễn, 阮) 왕조 시절 탕롱 성벽 남쪽 해자 바깥을 따라 길게 이어진 땅이었습니다. 지금처럼 ‘거리’가 형성된 건 아니었고요. 당시엔 도성 주변에 자리한 여러 마을들이 모여 있던 공간이었습니다. 이 지역은 옛 토쓰엉(Thọ Xương)현과 빈투언(Vĩnh Thuận)현에 속해 있었죠.
그리고 프랑스 식민 지배 시기를 거치며 이곳은 크게 바뀌었습니다. 1919년에는 ‘뒤빌리에(Duvillier)’라는 이름의 프랑스식 거리로 불리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하노이 사람들에게는 이 이름보다 항더이(Hàng Đẫy)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렀습니다. 여기서 ‘항(Hàng)’은 가게, ‘더이(Đẫy)’는 주머니나 가방을 뜻하는데요. 과거 이 일대에 가방 그리고 주머니 같은 수공예품을 파는 상점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식민 지배 시기에 이곳은 넓은 보도와 가로수, 그리고 신고전주의 양식의 빌라들이 들어서며 프랑스식 대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1945년 8월 혁명이 성공한 후, 베트남은 식민지 색채를 지우기 위해 거리 이름을 민족 영웅들의 이름으로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1949년, 이 거리는 독립운동가인 ‘응우옌 타이 혹’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고 지금까지 그 이름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 |
뚱응옥: 그렇다면, 거리의 이름이 된 인물 응우옌 타이 혹(1902~1930)은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응우옌 타이 혹은 옛 빈옌(Vĩnh Yên)성(현 푸토성) 빈뜨엉(Vĩnh Tường)현 토땅(Thổ Tang) 마을의 자영농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집안은 농업과 직물업에 종사하며 생계를 꾸려나갔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영민한 자질과 독립 의지가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인도차이나 대학교 재학 시절, 그는 알렉상드르 바렌(Alexandre Varenne) 인도차이나 총독에게 여러 차례 서신을 보내 현지 공상업 진흥, 빈민 보호, 그리고 국민의 지식 개선을 위한 ‘남타인(Nam Thanh)’ 신문 발행 허가를 강력히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1927년 말, 응우옌 타이 혹은 동지들과 함께 베트남 국민당을 창당했고, 초대 당수로 선출됩니다. 당은 빠르게 세력을 넓혀 수많은 청년과 프랑스군 내 베트남 병사들까지 끌어들이게 되죠. 운동의 정점은 1930년 2월 9일 밤부터 10일 새벽 사이에 발발한 옌바이(Yên Bái) 봉기였습니다.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성인이 될 것이다(不成功則成人‧부성공칙성인)”라는 불후의 슬로건 아래 결행된 이 봉기는 비록 군사적으로는 실패했으나, 인도차이나 내 프랑스 식민 통치 기반을 뒤흔드는 거대한 정치적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봉기 이후 응우옌 타이 혹은 체포되었고, 1930년 6월 17일, 옌바이에서 12명의 동지와 함께 처형되며 생을 마감했습니다.
오늘날 수도 하노이의 핵심 도로에 그의 이름이 붙은 것은, 조국을 위해 청춘을 바친 영웅에 대한 예우이자 숭고한 기림이라 할 수 있습니다.
![]() |
홍응옥: 오늘날 응우옌타이혹 거리는 하노이 주요 간선도로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또 이 일대는 하노이에서도 가치 있는 프랑스식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는 지역으로 손꼽히는데요. 이 거리의 건축물들은 단순히 벽돌과 돌의 조합을 넘어, 유럽의 미학적 양식이 베트남 현지의 기후 및 문화와 접목되며 적응해 나간 역사적 변천사를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곳이 바로 응우옌타이혹 거리 65번지, 별칭으로 ‘명인들의 집’이라고 불리는 건물입니다. 프랑스식 건축 양식의 3층 건물로, 각 층마다 여러 개의 독립 공간이 있는 구조인데요. 1954년 수도 해방 이후 하노이시는 이곳을 항전 지역에서 돌아온 예술가들이 함께 거주하는 공동 주택 형태로 운영했습니다.
이곳에는 음악가 도 뉴언(Đỗ Nhuận)과 반 까오(Văn Cao), 화가 응우옌 판 짜인(Nguyễn Phan Chánh), 부이 쑤언 파이(Bùi Xuân Phái), 응우옌 상(Nguyễn Sáng), 그리고 문학가 응우옌 뚜언(Nguyễn Tuân), 부 뚜 남(Vũ Tú Nam), 타인 흐엉(Thanh Hương) 등 베트남 현대 예술을 대표하는 거장들이 실제로 살며 작품 활동을 했던 곳입니다.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지금도 그들이 남긴 이야기와 기억이 곳곳에 배어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 |
뚱응옥: 응우옌타이혹 거리를 떠올리면 아마 많은 분이 ‘베트남 국립미술관’을 가장 먼저 떠올리실 겁니다.
66번지에 위치한 이 건물은 본래 1937년 프랑스 식민 관료 자녀들을 위한 기숙사 용도로 지어졌습니다. 그런데 1954년 이후, 건축가 응우옌 도 꿍(Nguyễn Đỗ Cung)이 개보수를 맡으면서, 프랑스식 건축 구조에 베트남 전통 장식 요소를 더해 베트남만의 정취를 담은 순수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1966년 정식 개관한 이 미술관은 현재 선사시대와 원사시대를 거쳐 리(Lý), 쩐(Trần), 레(Lê), 응우옌(Nguyễn) 왕조에 이르는 귀중한 유물 1만 8천여 점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도차이나 미술학교의 이른바 '황금세대' 작가들이 남긴 회화 걸작들은 이곳의 백미라고 할 수 있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도자기를 굽고 그림을 그리며 예술적 감각을 깨울 수 있는 창의 체험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고 하니, 이번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예술 산책 어떠신가요?
![]() |
홍응옥: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하노이 시민들은 이 거리를 보통 ‘항더이’ 거리라고 부르곤 하는데요. 그 때문인지 이 거리 인근에는 베트남의 유서 깊은 스포츠 성지인 ‘항더이 경기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항더이 일대는 본래 광활한 공터였으나 20세기 초 프랑스 통치기 당시 경기장 부지로 조성되었습니다. 이후 수차례의 건설과 개보수 과정을 거쳐, 지난 1957년 마침내 대규모 설비를 갖춘 현대식 경기장으로 정식 개장하게 되었는데요. 당시 북부 베트남에서 가장 상징적인 체육 시설 중 하나로 손꼽히며 그 위상을 떨치기도 했습니다.
도심 한가운데, 구시가지와 오래된 주거 지역 가까이에 있다는 지리적 장점 덕분에 하노이 스포츠 팬들의 뜨거운 열기가 모이는 사랑방이자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 |
뚱응옥: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오늘 소개할 응우옌타이혹 거리는 ‘액자 제작’으로도 꽤 유명합니다. 이곳의 액자 가게들은 1980~1990년대에 본격적으로 늘어나며 크게 자리 잡았는데요. 그 배경에는 위치적인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가까이에 베트남 국립미술관과 문묘-국자감이 있어서, 그림이나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 거리로 모이게 된 거죠. 지금은 거리 곳곳에 액자 전문점이 여러 곳 들어서 있고, 액자 제작뿐 아니라 그림 판매, 광고 디자인, 인쇄 같은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는 곳이 많습니다.
홍응옥: 네, 지금까지 저희는 하노이의 응우옌타이혹 거리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제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코너를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왔는데요. 끝까지 함께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베트남을 하나씩 알아가는 여정 속에서, 혹시 이름이 궁금한 지명이나 거리가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저희 VOV5 한국어 프로그램 웹사이트나 팬페이지 댓글, 또는 이메일 vov5.korea@gmail.com으로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뚱응옥: 네, 청취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과 거리 추천도 항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동네도 소개해 줬으면 좋겠다” 하는 곳이 있으면 꼭 알려주세요. 그럼 오늘 방송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