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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60회: 쩐년똥(Trần Nhân Tông) 거리

2026/3/29 | 02:04:00

(VOVWORLD) - 하노이 하이바쯩(Hai Bà Trưng)에 위치한 쩐년똥 거리는 총 길이가 약 2,000m에 달하는 꽤 긴 거리입니다. 레주언(Lê Duẩn) 길과 만나는 지점에서 시작해 옛끼에우(Yết Kiêu), 레빈(Lê Bình), 꽝쭝(Quang Trung), 쩐빈쫑(Trần Bình Trọng), 바찌에우(Bà Triệu), 마이학데(Mai Hắc Đế) 등 하노이의 주요 도로들과 잇달아 교차하고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후에(Huế) 거리와 쩐쑤언소안(Trần Xuân Soạn) 거리가 만나는 지점에서 끝을 맺습니다. 이러한 지리적 위치 덕분에 이 거리는 하노이 기차역 지역과 하이바쯩 동부의 북적이는 상업 지구를 잇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답니다.

홍응옥: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하고, 다채로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 베트남! 베트남 거리마다 깃들어 있는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시간,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입니다. 안녕하세요, 주변에 보이는 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꼭 설명해야 직성이 풀리는, ‘설명봇’ MZ 기자 홍응옥입니다.

뚱응옥: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도시 산책을 즐기면서 길거리 구석구석을 탐방하는 거리 탐방가 뚱응옥입니다. 오늘도 이 코너를 홍응옥 씨, 그리고 청취자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반갑습니다. 

홍응옥: 뚱응옥 씨, 제가 베트남만의 참 흥미롭다고 느낀 점이 하나 있어요. 다른 동아시아 나라들과는 조금 다르게, 베트남에서는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새해 초나 음력 매달 1일인 초하루나 보름날이 되면 너나 할 것 없이 사찰을 찾아 복을 빌곤 하잖아요. 

뚱응옥: 맞아요, 홍응옥 씨 베트남은 전국 방방곡곡에 사찰과 사당이 그야말로 즐비해 있죠. 우리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코너에서도 청취자 여러분께 지역마다 명성이 자자한 사찰들을 자주 소개해 드렸던 기억이 나네요. 

홍응옥: 저만 해도 시간이 날 때마다 일이 술술 풀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절에 가서 기도를 드리곤 하거든요. 그런데 뚱응옥 씨는 평소 불교에 조예가 깊은 분이라고 들었어요. 오늘은 저와 청취자 여러분께 베트남 불교만이 가진 색다른 매력을 조금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뚱응옥: 베트남 불교의 독특한 점을 다 설명하려면 밤을 새워도 모자라겠지만, 오늘은 특별히 베트남 불교 역사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의 이름을 딴 거리, 바로 쩐년똥(Trần Nhân Tông) 거리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거리를 둘러보며 베트남 불교에 대해서도 하나씩 짚어 드릴게요. 

홍응옥: 어머, 쩐년똥 거리라면 우리 VOV5 방송국 본사와 엎어지면 코 닿을 데 있을 만큼 가까운 곳이잖아요. 저도 잘 아는 거리라서, 뚱응옥 씨와 함께 신나게 소개해 보겠습니다. 

뚱응옥: 좋습니다, 그럼 출발해 볼까요!

홍응옥: 하노이 하이바쯩(Hai Bà Trưng)에 위치한 쩐년똥 거리는 총 길이가 약 2,000m에 달하는 꽤 긴 거리입니다. 레주언(Lê Duẩn) 길과 만나는 지점에서 시작해 옛끼에우(Yết Kiêu), 레빈(Lê Bình), 꽝쭝(Quang Trung), 쩐빈쫑(Trần Bình Trọng), 바찌에우(Bà Triệu), 마이학데(Mai Hắc Đế) 등 하노이의 주요 도로들과 잇달아 교차하고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후에(Huế) 거리와 쩐쑤언소안(Trần Xuân Soạn) 거리가 만나는 지점에서 끝을 맺습니다. 이러한 지리적 위치 덕분에 이 거리는 하노이 기차역 지역과 하이바쯩 동부의 북적이는 상업 지구를 잇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답니다. 

뚱응옥: 네 청취자 여러분, 하노이가 서구식 도시로 본격적으로 탈바꿈하기 전, 이 일대는 과거 토쓰엉(Thọ Xương)이라 불리던 유구한 역사의 행정 구역에 속해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오늘날의 이 거리 주변은 과거 타인냔(Thanh Nhàn)총의 옌호이(Yên Hội)라는 작은 마을이었죠. 이곳은 성곽 안쪽인 경성과 외곽 마을을 잇는 이른바 완충 지대였는데요. 당시 하노이는 습지와 호수가 무척 많았는데, 그중 오늘날까지 고스란히 남아있는 가장 중요한 흔적이 바로 티엔꽝(Thiền Quang) 호수입니다. 옛 하노이 시민들은 거리 이름을 지을 때, 주변의 특징이나 눈에 띄는 건물을 따서 정겹게, 또 쉽게 부르곤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소개해 드릴 쩐년똥 거리도 한때는 ‘안과 병원 거리’라는 뜻으로 ‘냐 트엉 다우 맛(Nhà thương đau mắt)’이라고도 불렸답니다. 바로 이 거리와 바찌에우 거리가 만나는 모퉁이에 지금의 베트남 중앙 안과 병원의 전신인 안과 의원이 있었기 때문이죠. 

홍응옥: 프랑스 식민 지배 당시, 프랑스인들은 통치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거리를 바둑판처럼 반듯하게 구획하고 프랑스 정치인이나 장군, 의사들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러다 1945년 7월, 베트남식 거리 이름을 되찾아준 인물인 쩐 반 라이(Trần Văn Lai) 시장이 이곳을 쩐년똥 거리로 명명했죠.

재미있는 점은 이 거리가 지난번에 소개해 드린 쩐흥다오 거리, 그리고 쩐빈쫑(Trần Bình Trọng), 옛끼에우(Yết Kiêu), 자뜨엉(Dã Tượng) 거리 등과 인접해 있다는 거예요. 이들은 모두 베트남 역사상 무공과 사상이 가장 찬란하게 빛났던 쩐(Trần, 陳) 왕조(1225~1400년)를 빛낸 영웅들입니다. 이렇게 이름을 붙임으로써 도시 지도 자체가 하나의 ‘노천 역사 교과서’가 된 셈이죠. 덕분에 시민들은 거리를 거닐며 베트남의 영광스러웠던 시절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됩니다. 

뚱응옥: 자, 그럼 이제 이 거리의 주인공인 불황(佛皇) 쩐 년 똥 즉 쩐 인종(陳仁宗) 황제에 대해 알아볼까요? 쩐 인종(1258~1308년) 황제는 쩐 왕조의 세 번째 황제로, 베트남 역사에서 세속의 권력과 영적인 권위 모두를 얻은 아주 보기 드문 위대한 인물입니다. 

홍응옥: 쩐 인종 황제는 1278년, 원나라가 막강한 위세를 떨치며 대월(베트남)의 국경을 끊임없이 위협하던 풍전등화(風前燈火)와 같은 시기에 왕위에 올랐습니다. 그는 베트남 역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두 회의, 즉 빈탄(Bình Than) 회의(1282년)와 지엔홍(Diên Hồng) 회의(1285년)를 주재했는데요. 특히 황제가 직접 원로들에게 “싸울 것인가, 화친할 것인가”를 물었던 지엔홍 회의는 ‘백성을 근본으로 삼는’ 그의 철학을 잘 보여줍니다. 이러한 공동체의 의지를 존중하는 마음이 응집되어 당시 세계 최강이었던 원나라 물리치는 결정적인 원동력이 되었죠. 

또한, 그는 베트남의 구국 영웅인 쩐 흥 다오(Trần Hưng Đạo) 장군과 함께 1285년과 1288년, 두 차례나 원나라의 침공을 막아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에는 원한을 씻어내고 민심을 보살피는 인자한 정치를 펼쳤죠. 외교적으로는 유연하면서도 강단 있는 태도로 국가의 독립을 굳건히 지켜냈습니다. 

뚱응옥: 1293년, 서른다섯이라는 창창한 나이에 권력의 정점에 서 있던 그는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상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1299년, 베트남 불교의 성지로 불리는 옌뜨(Yên Tử)산으로 들어가 본격적인 수행의 길을 걷기 시작했죠. 그는 이곳에서 기존의 세 불교 종파를 통합하여 베트남만의 독자적인 색채를 지닌 옌뜨 죽림 선파(竹林禪派)를 창시했습니다. 군주 자리를 버리고 출가하여 깨달음을 얻은 유일한 황제였기에, 사람들은 그를 ‘불황’(부처가 된 황제)이라 부르며 추앙하게 되었죠. 죽림 선파는 단순한 종교를 넘어, 세상 속에서 도를 즐기며 국가에 헌신하는 ‘입세(入世)’ 정신을 강조하는 사상적 혁명이기도 했습니다. 

홍응옥: 저희 방송을 꾸준히 들어오신 분들이라면 기억하실 텐데요. 바로 작년이었죠, 2025년 7월 12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불황 쩐 인종과 죽림 선파의 발자취가 서린 ‘옌뜨(Yên Tử)‧빈응이엠(Vĩnh Nghiêm)‧꼰선(Côn Sơn)-끼엡박(Kiếp Bạc)’ 유적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습니다. 이 유산들은 현재 베트남의 대표적인 심신 치유 관광지로 보존되어 전 세계 여행객들을 맞이하고 있답니다. 

뚱응옥: 오늘날 쩐년똥 거리는 하노이에서 가장 북적거리는 상업의 중심지로 탈바꿈했습니다. 특히 이곳은 베트남에서 내로라하는 유명 보석 브랜드들이 빈틈없이 밀집해 있어, 예로부터 ‘금의 거리(Phố Vàng)’라는 별명으로 불려왔죠. 쩐년똥 거리의 경제적 위상이 어느 정도냐 하면요, 매년 음력 1월 10일로 베트남 사람들이 한 해의 복과 재물을 기원하며 금을 사는 ‘재물신의 날’ 같은 대목에는 금을 사서 행운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거리 구석구석에 긴 줄을 서곤 합니다. 이 현상은 영적인 믿음과 경제 활동이 강력하게 맞물린, 하노이만의 독특한 현대 소비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홍응옥: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만큼, 이 거리는 하노이의 발전 속도에 맞춰 시시각각 현대적인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2022년 말부터는 주말마다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보행자들에게 온전히 길을 내어주는 보행자 전용 공간이 정식으로 운영되면서 거리의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이 보행자 거리는 단순히 길만 열어둔 것이 아니라, 티엔꽝(Thiền Quang) 호수와 통녓(Thống Nhất) 공원을 조화롭게 연결해 거대한 도심 속 휴식처를 완성했죠. 토요일 아침부터 일요일 밤까지 운영되는 이 거리에서는 거리 공연과 수공예품 판매 등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끊이지 않습니다. 덕분에 호안끼엠(Hoàn Kiếm) 호수 주변에만 쏠렸던 인파가 분산되면서 하노이 남부 지역 시민들에게도 안성맞춤인 고품격 문화 공간이 생겨난 셈입니다. 

뚱응옥: 만약 청취자 여러분께서 이 거리를 방문하신다면, 베트남 최대 규모와 현대식 시설을 자랑하는 서커스의 메카, 베트남 중앙 서커스장을 절대 놓치지 마세요. 쩐년똥 거리 67~69번지에 위치한 이곳은 1991년 완공 당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현대적인 ‘서커스의 성전’으로 불렸던 곳입니다. 지금도 주말과 공휴일마다 어린이와 성인 모두를 위한 공연이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는데요. 200명이 넘는 전문 예술인들이 선보이는 동물 서커스, 공중 곡예, 마술, 그리고 베트남 전통 예술을 접목한 수준 높은 공연들은 관객들의 넋을 쏙 빼놓기에 충분합니다. 

홍응옥: 그뿐만 아니라 이 거리 곳곳에는 숨은 맛집과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는 카페들이 즐비해 있습니다. 나른한 주말 오후, 가벼운 산책 후에 즐기는 커피 한 잔은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닐까요? 청취자 여러분도 꼭 한번 들러서 하노이의 여유를 만끽해 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뚱응옥: 네, 지금까지 저희는 하노이의 쩐년똥 거리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제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코너를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왔는데요. 끝까지 함께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베트남을 하나씩 알아가는 여정 속에서, 혹시 이름이 궁금한 지명이나 거리가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저희 VOV5 한국어 프로그램 웹사이트나 팬페이지 댓글, 또는 이메일 vov5.korea@gmail.com으로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홍응옥: 네, 청취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과 거리 추천도 항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동네도 소개해 줬으면 좋겠다” 하는 곳이 있으면 꼭 알려주세요. 그럼 오늘 방송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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