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다임의 전환
개방 정책 도입 이후 약 40년 동안 베트남은 4만 6천여 개의 유효 프로젝트를 통해 약 5,500억 달러의 등록 자본을 유치했다. 그러나 시대적 배경이 달라졌다. 저렴한 노동력에 의존한 성장 단계는 점차 마무리되고 있으며, 첨단 기술과 디지털 전환, 녹색 전환과 연계된 새로운 투자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
외국인 투자 경제 발전에 관한 당 정치국의 제10호 결의 이행을 위한 전국 회의에서 팜 자 뚝(Phạm Gia Túc) 상임 부총리는 다음과 같이 명확히 밝혔다.
“지난 40년 가까운 기간 동안 베트남의 핵심 과제가 국제적 자원을 유치하기 위해 문을 여는 것이었다면, 새로운 단계의 핵심 과제는 이러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국가의 내부 역량과 결합해 새로운 발전 역량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조를 바탕으로 제10호 결의는 발전 패러다임에 있어 6대 주요 전환을 확립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본의 ‘규모’ 중시에서 ‘품질, 효율성 및 부가가치’ 중시로의 전환이다. 또한 투입 기반의 우대에서 약속 이행 성과와 연계된 지원으로, 지역 간 투자 유치 경쟁에서 국가 차원의 발전 조율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에 대해서 또 럼(Tô Lâm) 당 서기장‧국가주석은 현 발전 단계에서 베트남이 가져야 할 새로운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우리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발전 단계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베트남에서 장기적으로 사업을 하고, 법률을 준수하며, 근로자와 지역사회 및 국가의 정당한 이익을 존중하는 것을 환영합니다. 아울러 기술 공유, 인력 양성, 베트남 기업 육성을 통해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베트남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동참해 주기를 바랍니다.”
일본: 신뢰 강화 및 연대 증진
2026년 1월 말 기준, 일본은 베트남 내 세 번째로 큰 외국인 투자국으로 5,700개 이상의 유효 프로젝트와 약 790억 달러의 총 등록 자본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기업계의 베트남 시장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5년 말 발표된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베트남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약 57%가 향후 1~2년 내에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응답했으며, 이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높은 수치이다. 이와 함께 67.5%의 기업이 2025년에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양국 간의 협력 또한 첨단 기술 분야로 한 단계 확대되고 있다. 베트남과 일본은 최근 일본 과학기술진흥기구(JST)의 넥서스(NEXUS) 전략 이니셔티브 산하 5개 반도체 연구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베트남은 이 이니셔티브에서 역내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반도체 분야에 특화해 지원받고 있다.
미쓰비시 상사(Mitsubishi Corporation) 베트남 법인의 사하시 타쿠야(Takuya Sahashi) 부사장은 첨단 산업을 촉진하고 FDI 기업과 베트남 기업 간의 연계를 강화하려는 제10호 결의의 명확한 정책 방향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베트남이 기업 간 연결 플랫폼을 확장하고, 정보 접근성을 높이며, 업스트림(upstream, 원자재 및 기초 부품) 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직업 훈련 강화 및 산학 협력을 촉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 기업들은 투자, 기술 이전 및 인적 자원 개발을 통해 베트남의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을 약속합니다. 저희는 제10호 결의에 제시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베트남 정부 및 모든 이해관계자와 계속해서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합니다.”
한국: 투자·교육·연계의 3대 축
한국은 현재 베트남의 최대 외국인 투자국이다. 2026년 1분기 말 기준, 한국은 10,400개 이상의 프로젝트와 약 990억 달러의 총 투자액을 기록하며 베트남 전체 외국인 투자의 약 18%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대형 로펌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한 법무법인 율촌 베트남 법인의 이홍배 대표는 ‘베트남의 소리’ 국영 라디오 방송국(VOV)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투자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요소는 여전히 ‘안정성’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을 선택한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정치적 안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정된 정치 환경은 외국 기업이 중장기적인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여기에 베트남은 전통적으로 높은 교육열로 유명한 나라이고 따라서 젊고 우수한 노동력이 풍부합니다. 그리고 약 1억 명에 이르는 인구를 기반으로 한 거대한 내수 시장 역시 베트남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점들은 새로운 투자 프로젝트를 견인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2026년 6월 초, LG이노텍은 하이퐁시와 5G, 6G 통신망 및 데이터 센터, 인공지능(AI) 인프라용 고성능 칩에 사용되는 첨단 반도체 기판 생산 공장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효성그룹 역시 데이터 센터, 첨단 산업 소재 및 지속 가능한 에너지 분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자본 유입과 더불어 인적 자원 개발 프로그램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삼성 베트남은 베트남 국가혁신센터(NIC)와 협력하여 ‘2026 삼성 이노베이션 캠퍼스’ 프로그램을 출범시켰으며, 이를 통해 약 2,200명의 베트남 학생들을 교육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점은 현지 기업과의 연계 수준이다. 현재 수백 개의 베트남 기업이 한국 대기업의 공급망에 참여하고 있다. 2026년 7월 초, 박닌성은 상공부 및 삼성 베트남과 ‘2026-2030년 단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지역 내 부품·소재 산업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국과 일본의 FDI 자본은 베트남의 경제 성장에 뚜렷한 역할을 해왔다. 베트남의 외국인 투자 유치 정책이 변화를 맞이한 현시점에서, 이 두 파트너 국가는 앞으로도 우수한 기술과 기술 이전 역량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차세대 FDI 흐름에서 선도적 역할을 유지하며, 2045년까지 고소득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는 베트남과 함께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