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교류의 틀을 넘어선 접근 전략
10월 11일 열린 좌담회에서 부호(Vũ Hồ) 주한 베트남 대사는 양국 간의 영화 협력이 문화 교류를 넘어 대본 개발, 제작, 후반 작업, 배급 및 인력 양성 등 구체적인 프로젝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할 때는 저작권과 예술가의 권리를 존중하고, 창작의 독창성을 보호할 책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BIFF) 창립자이자 전 집행위원장인 김동호 위원장은 다낭아시아영화제(DANAFF)의 발전상과 베트남 영화 홍보 및 아시아 영화와 세계를 연결하려는 응오 프엉 란(Ngô Phương Lan) 박사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양국 간의 교류 활동이 앞으로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VFDA 회장이자 DANAFF 집행위원장인 응오 프엉 란 박사에 따르면, 베트남 영화계는 젊은 인재들의 등장과 베트남 시장의 성장으로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으나, 지속 가능한 위상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보다 효과적인 지원 및 네트워크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향성에 따라 다가오는 DANAFF에서는 베트남 영화 유산 소개 프로그램, APEC 시네마 스포트라이트, DANAFF 탤런트 및 DANAFF 인더스트리 커넥트(작품 홍보와 인재 양성 및 글로벌 파트너 연결을 결합한 프로그램)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글로벌 파트너들의 관심은 좌담회 현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한국 런업컴퍼니(Run Up Company)의 최도석 운영이사는 베트남 배우와의 협력, 베트남 내 한국 콘텐츠 및 지식재산권(IP) 개발을 제안하며 VFDA와 DANAFF의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한편, 이탈리아 볼로스 필름(Volos Films)의 레오나르도 브라티(Leonard Bratti) 프로듀서는 100% 베트남을 배경으로 하는 프로젝트를 위해 베트남 시나리오 작가 및 파트너를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하노이·다낭, ‘유산’을 내세운 경쟁 전략
‘베트남 나이트’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하노이와 다낭 두 도시의 프레젠테이션이었다. 팜 뚜언 롱(Phạm Tuấn Long) 하노이 문화체육관광청장은 수도 하노이의 이미지를 소개하며, 글로벌 제작자들이 하노이를 방문해 촬영지를 답사하고 문화, 역사, 유산, 전통 공예 마을 및 예술 인력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응우옌 티 아인 티(Nguyen Thi Anh Thi) 다낭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은 전 세계 영화인들을 다낭으로 초청하며 매년 열리는 DANAFF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앞서 좌담회에서 부위원장은 다낭시가 공동 제작 및 판권 거래를 촉진하기 위해 부산 ACFM의 경험을 참고하고자 한다고 밝히며, 다낭이 영화 촬영팀이 활동하기 좋은 도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행정 절차, 인프라, 서비스 및 협력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VFDA는 좌담회에서 ‘영화 촬영 유치 지수(PAI, Production Attraction Index)’ 구축 방향을 발표했다. 이는 각 지역의 촬영 배경, 제작 여건, 행정 절차, 정책 및 지원 활동에 대한 정보를 집대성하여, 해외 영화 제작자들이 베트남을 촬영지로 선정할 때 필요한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지표이다.
첫 결실과 BIFF 2026에서 빛난 베트남의 존재감
촬영지 홍보 외에도 ‘베트남 나이트’에서는 여러 협력 프로젝트가 소개되었다. 딘 뚜언 부(Đinh Tuấn Vũ) 감독의 ‘마지막 총알(베트남어 제목: Viên đạn cuối cùng)’은 한국과 베트남의 합작 프로젝트로, 박민철 프로듀서가 게스트들에게 직접 소개했다. 애니메이션 부문에서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비밀 언어 교실: 혜성 경주(베트남어 제목: Lớp học mật ngữ: Cuộc đua sao chổi, 응우옌 피 피 아인 감독, 르엉 민 항 프로듀서)가 디디 스튜디오(Dee Dee Studio)와 공동 제작되며, CGV가 전략적 배급 파트너로 참여해 2028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베트남 영화는 BIFF 2026 경쟁 부문에 다수의 작품을 올리며 예술적 위상을 입증했다. 응우옌 호앙 디엡(Nguyễn Hoàng Điệp) 감독의 ‘1982’는 아시아 독립 영화 경쟁 부문인 ‘비전-아시아’에 진출했다. 또한, 함 쩐(Hàm Trần) 감독의 ‘붉은 실(Red Thread)’은 공포 및 스릴러 장르를 선보이는 ‘미드나잇 패션(Midnight Passion)’ 섹션에서 상영된다. 응우옌 판 꽝 빈(Nguyễn Phan Quang Bình) 감독의 ‘수호전사: 황제의 마지막 비밀’(Spirit Guardians: The Last Secret Of The First Emperor)과 레 바오(Lê Bảo) 감독의 ‘조용히 귀 기울이면(Hearing)’은 비경쟁 아시아 영화 소개 섹션인 ‘아시아 영화의 창’에 나란히 선정되었다. 농 녓 꽝(Nông Nhật Quang) 감독의 ‘베이비 잭프루츠 베이비 구아바(Baby Jackfruit Baby Guava)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쇼케이스(Wide Angle: Documentary Showcase)’를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2026년 부산국제영화제가 남긴 가장 큰 의의는 상영된 베트남 영화의 편수가 아니라, 영화 홍보·유치 방식의 전환에 있다. 영화제에 작품을 출품하는 것을 넘어, 베트남 영화계는 촬영지, 제작 서비스, 공동 제작 역량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유치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는 베트남 영화 산업에 더 많은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