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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쭈 – 천년의 박자 소리

2026/3/19 | 10:39:00
(VOVWORLD) - 까쭈(Ca trù)는 과거 마을 제당과 왕실의 궁궐, 그리고 풍류객들의 사랑방에서 울려 퍼지던 예술 장르로, 정교하면서도 깊이 있는 학문적 품격을 갖춘, 베트남 민족의 혼이 서린 소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 여정에는 베트남 까쭈 예술의 명곡을 함께 감상하시기를 바랍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시간을 넘어 울려 퍼지는 베트남의 선율을 전해드리는 <베트남 멜로디 산책>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음악 여정을 함께할 진행자 티엔 타인 입니다.

오늘 방송에서는 과거 마을 제당(đình)과 왕실의 궁궐, 그리고 풍류객들의 사랑방에서 울려 퍼지던 예술 장르를 만나보려 합니다. 정교하면서도 깊이 있는 학문적 품격을 갖춘, 베트남 민족의 혼이 서린 소리...바로 '까쭈(Ca trù)'입니다.

까쭈는 '핫아다오(hát ả đào)'라고도 불리는데요. 시와 음악, 그리고 공연 예술이 하나로 어우러진 종합 예술입니다. 정적만이 흐르는 고요한 공간 속에서, 박판의 잔잔한 고동 소리와 단다이(đàn đáy) 악기의 깊고 긴 울림이 퍼져 나갑니다. 그 위로 흐르는 까느엉(ca nương, 소리꾼)의 가늘면서도 선명한 목소리는 마치 한 올의 명주실처럼 청자를 고전 시가(詩歌)의 세계로 이끕니다.

2009년, 까쭈는 그 특별한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긴급 보호가 필요한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오늘 <베트남 멜로디 산책>에서는 베트남의 정신을 담은 네 가지 까쭈의 소리, 그 정취를 차례로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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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곡은 까느엉 김 루옌(Kim Luyến)의 목소리로 듣는 「홍홍 뚜옛 뚜옛」(Hồng Hồng Tuyết Tuyết)입니다. 이 곡은 19세기 말의 대문호 즈엉 쿠에의 시로 유명한데요. 풍류적이면서도 삶의 회한이 섞인 선비의 목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까쭈 공연에서는 시 한 구절 한 구절이 박자의 리듬을 타고 섬세하게 얹어집니다. 특히 마지막 구절인 "누구의 쟁 소리인가"에서 길게 이어지는 단다이의 여운은 옛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끝없이 불러일으킵니다. 함께 감상하시죠.

 < HỒNG HỒNG TUYẾT TUYẾT >  

「홍홍 뚜옛 뚜옛」은 전통 까쭈의 핵심인 '핫노이(hát nói)'의 진수를 보여주는 수작입니다. 제목인 '홍'과 '뚜옛'은 각각 붉은 뺨과 흰 피부를 가진 미인을 상징하죠. 하지만 그 화사함 뒤에는 "열다섯 해 세월이 덧없이 흘러갔구나"라는 탄식처럼, 세월의 무상함과 엇갈린 인연에 대한 쓸쓸함이 녹아 있어 더욱 가슴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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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깊은 향수를 담은 곡, 「저녁에 고향을 그리다」(Chiều Hôm Nhớ Nhà)를 준비했습니다. 베트남 까쭈 예술의 전설적인 인물, 꽈익 티 호(Quách Thị Hồ) 명창의 깊이 있는 목소리로 만나보겠습니다.

"어스름한 저녁 하늘에 노을 비끼고..." 이 첫 구절만으로도 안개 낀 황혼의 풍경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합니다. 멀리서 들려오는 소라 소리와 북소리는 저물어가는 하루를 더욱 재촉하지요. 모두가 집으로 돌아가는 풍경 속에서 나그네만은 여전히 길 위에 있습니다.

 곡의 마지막, "쯔엉다이의 정인과 타향의 나그네, 이 정담을 누구와 나눌까"라는 대목은 고향을 떠난 이의 깊은 고독을 전합니다. 꽉 티 호 명창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를 통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개인의 감정을 넘어 우리 모두의 보편적인 향수로 다가옵니다.

꽉 티 호 명창의 낮고 깊은 목소리를 통해 이 시의 모든 단어가 천천히 공간 속에 떨어지듯 울리며, 고향을 향한 그리움은 개인의 감정을 넘어 보편적인 인간의 정서로 확장됩니다. 지금 함께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CHIỀU HÔM NHỚ NH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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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곡은 까느엉 투 하(Thu Hà)가 부르는 「정월 보름달」(Trăng Nguyên Tiêu)입니다. 정월 대보름의 달은 예로부터 재회와 시적 영감의 상징이었죠. 까쭈 안에서 달빛은 시와 음악이 조화롭게 만나는 공간이 됩니다. 투 하의 목소리는 싱그럽지만, 까쭈 특유의 섬세한 굴림과 절제된 창법을 완벽히 소화해내며 과거와 현재를 부드럽게 이어줍니다.

달빛의 선율에 귀를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TRĂNG NGUYÊN TIÊ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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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프로그램의 마지막은 까느엉 번 마이(Vân Mai)가 전하는 고즈넉한 풍경, 「서호 회고」 (Tây Hồ hoài cổ)입니다.

하노이의 서호(Tây Hồ)는 오랜 세월 문인들의 영원한 안식처였습니다. 이곳에서 서호는 단순한 풍경을 넘어, 옛 수도의 기억과 하노이 특유의 우아한 정서를 상징합니다. 저녁 안개가 내려앉은 호수 위로 흐르는 단다이의 선율은 마치 멈춰버린 시간을 다시 일깨우는 듯합니다.

함께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TÂY HỒ HOÀI C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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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까쭈는 요란하지도, 서두르지도 않습니다. 까쭈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잠시 멈춰 서는 '고요함'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박판의 작은 떨림과 단다이 악기의 깊은 울림, 그리고 시구에 담긴 진심을 오롯이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까쭈를 듣는 시간은 베트남 문화의 깊이와 우리 영혼의 섬세함을 되찾는 소중한 여정이 될 것입니다. <베트남 멜로디 산책> 제32회,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저는 다음 이 시간에 새로운 선율로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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