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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섬에서 설을 준비하는 군인과 주민들

2026/2/13 | 10:13:14
(VOVWORLD) - 요즘 베트남 전국 곳곳에서 생계를 위해 떠나 있었던 사람들이 바삐 고향으로 돌아와 가족과 함께 설을 맞이하고 있다. 반면 베트남 남서부 해역의 여러 섬에서는 경계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이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뒤로한 채 총을 굳게 잡고 조국의 바다를 지키며 평안을 수호하고 있다. 비록 가정의 온기와는 떨어져 있지만 장병들은 주민들의 따뜻한 사랑과 전우들의 나눔 속에서 함께 설 맞이 준비를 하며 마음을 채운다.            

초록빛 종(dong) 나뭇잎을 반듯하게 네모로 잘라 가지런히 놓고 부드럽게 쪼갠 노끈을 찹쌀·녹두·고기 옆에 둔다. 거친 노동과 바다를 지키는 임무에 익숙한 투박한 손길도, 네모 반듯한 바인쯩(bánh chưng)을 만들 때만큼은 한결 섬세해진다.

레이더 600기지의 장병들이 설을 맞이하기 위해 장식하며 준비하고 있다.

바인쯩을 싸는 일은 해군 제5구역 제551연대 레이더 600기지 장병들의 설 준비 활동 가운데 하나다. 이 기지는 안장(An Giang)성 끼엔하이(Kiên Hải) 특구 남주(Nam Du) 섬의 해발 약 300m 지점, 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섬은 안장성 락자(Rạch Giá)동 육지에서 약 100km 떨어져 있다. 이번 설에도 특별 임무 수행으로 고향에 가지 못하는 장병들이 많다. 그중에는 수년째 섬에서 전우들과 함께 설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남서부 도서 지역에서 8년째 설을 맞고 있는 레이더 600기지 정치위원 쩐 흐우 또안(Trần Hữu Toán) 대위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바인쯩을 싸는 것은 베트남의 전통문화입니다. 설에 군인들과 주민들이 함께 바인쯩을 싸는 행사는 남서부 도서 해역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들만의 고유한 문화이기도 합니다. 우리 장병들은 언제나 마음 놓고 임무에 전념하며, 부대에서의 경계 임무를 기꺼이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는 조국의 해양·도서 주권을 굳건히 지키려는 군인의 신성한 책무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노이에서 보내온 복숭아꽃 가지를 받고 기쁜 모습을 보이는 레이더 600 기지의 장병들
해마다 여성 주민들과 청년단원들도 장병들과 함께 바인쯩을 싼다. 푸르고 반듯한 바인쯩에는 설의 풍미뿐 아니라 군민 간의 깊은 정이 함께 담긴다. 안선(An Sơn) 유치원 응우옌 티 타오(Nguyễn Thị Thảo) 원장은 다음과 같이 전했다.

군인들과 함께 바인쯩을 싸며 서로 나누고 민속놀이도 하고 교류합니다. 섬에서는 육지에서 들여온 식량으로 설을 맞고 지방정부와 기관·단체가 형편이 어려운 가정을 돕습니다. 전반적으로 섬의 설은 매우 평온하고 넉넉합니다.”

토쭈(Thổ Chu) 섬의 설에는 바인쯩뿐 아니라 하노이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복숭아꽃 산지인 녓떤(Nhật Tân) 마을의 분홍빛 복숭아꽃도 더해진다. 토쭈섬은 육지에서 약 200km 떨어진 토쩌우(Thổ Châu) 특구에 속한 섬으로 하노이와는 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육지의 온기가 가득 담긴 선물을 받자 베트남 해군 제5구역 제551연대 레이더 610기지 장병들은 따뜻한 마음으로 새해맞이 준비에 나섰다.

안선 유치원 응우옌 티 타오 교장이 레이더 600 기지의 장병들과 함께 바인쯩을 만들고 있다. 
소박하면서도 엄숙한 호찌민 주석 제단에는 장병들이 정성껏 생화와 한 쌍의 바인쯩, 오과(五果) 쟁반을 올려 한 해의 안녕을 기원했다. 아울러 새해에 열릴 ‘민주 꽃 따기’라는 질문을 뽑아 답하는 놀이를 위해 정성껏 준비한 질문이 담긴 붉은 종이꽃을 매단 황금빛 매화 가지도 장식했다. 처음으로 고향을 떠나 섬에서 설을 맞는 장병들까지도 설렘과 기대에 차게 만드는 분위기였다. 레 찌 린(Lê Chí Linh) 중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처음으로 섬에서 설을 맞이합니다. 지역과 각급의 지원 덕분에 분위기가 매우 즐겁습니다. 가족이 조금 그립기도 하지만, 임무가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설을 맞아 가족과 부모님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설이 즐겁고 풍성하길 바랍니다.”

부대 내 설 준비뿐 아니라 레이더 610기지는 특구 내 보훈가정과 형편이 어려운 7가구를 돕기 위한 선물 준비로도 분주하다. 이 선물들은 장병들의 큰 위로와 정성이 담긴 것으로 주민들이 보다 넉넉한 설을 보내는 데 힘을 보탠다. 레이더 610기지 기지장 레 시 탕(Lê Sỹ Thắng) 대위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저희 부대는 부대 사랑의 주소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분기마다 토쩌우 특구와 연계해 도움이 필요한 가정을 선별하여 부대에서 직접 방문해 ·식용유·피쉬소스 생필품을 전달합니다. 설에는 특구가 정책 가정을 방문해 위문하고 부대 증산 기금에서 마련한 선물을 전달하는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합니다.”

남주 섬의 군인과 주민들이 함께 바인쯩을 삶으며 설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후옌 짱/VOV5)

연중 파도가 거센 곳에서도 설은 군과 민의 정이 깃든 소박하고 따뜻한 순간으로 다가온다. 계절이 바뀌는 이때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은 조국의 한 치 한 치를 지키는 신성한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더욱 굳게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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