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최대 민간 기업인 빈그룹(Vingroup)은 올해 1분기에 연내 최대 3억 5,000만 달러(한화 약 5,242억 원) 규모의 국제 채권을 발행하여 오스트리아 빈 증권거래소(Vienna MTF)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만기는 5년, 최대 금리는 연 5.75%이다. 부동산‧여행‧에너지‧식품 다분야 대기업 빔그룹(BIM Group)과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 썬그룹(Sun Group) 역시 사모채권 발행이나 해외 차입을 통해 재생에너지, 관광 인프라, 휴양지 부동산 프로젝트를 위한 국제 자본에 점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베트남의 민간 부문이 글로벌 금융 시장과 점차 깊이 연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융 분야 주요 민간 기업 중 하나인 테콤증권(TCBS)의 응우옌 티 투 히엔(Nguyễn Thị Thu Hiền) 총괄사장은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채권 발행 보증 펀드 등 수많은 중장기 자본이 베트남 유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들이 은행 대출이나 베트남 채권 발행과 같은 전통적인 채널에만 의존하지 않고 새롭게 모색할 수 있는 자금 조달 창구입니다. 해외 채권 투자 펀드 및 보증 펀드와의 접촉은 베트남 기업의 해외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기업 지배구조를 한 단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성공적인 채권 발행은 단순한 자본 조달의 문제를 넘어, 베트남의 거시경제 전망과 정책 운영 능력, 그리고 베트남 기업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국제 투자자들의 신뢰를 반영한다. 베트남 경제가 긍정적인 성장세와 거시경제 안정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야말로 국제 자본을 유치하는 핵심 기반이다.

한편,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는 베트남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국가 신용등급을 ‘Ba2’로 평가했다. 이로써 베트남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무디스로부터 ‘긍정적’ 전망을 받은 유일한 국가가 되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거버넌스와 제도적 기반의 개선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베트남 금융 시장과 장기적인 자본 조달 능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여준다. 베트남 사모펀드 투자개발기구(VPCA)의 창립 이사회 멤버인 막스 F. 샤이헤노스트(Max-F. Scheichenost) 이사는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베트남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정책 개혁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경제 전문가들과 언론은 이를 제2의 도이머이(Đổi mới·쇄신) 정책이라고 부릅니다. 2026년 9월 베트남 증시의 2차 신흥국 시장 격상, 베트남 국제금융중심지 출범 등 몇 가지 주요 이정표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벤처 캐피털 펀드를 위한 새로운 법적 프레임워크도 마련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이는 구조적 개혁이며, 베트남의 핵심 전략 산업으로 투자 자금이 유입되도록 하는 원동력입니다.”

글로벌 녹색 금융 트렌드 역시 베트남의 국제 채권 발행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현재 국제 투자 펀드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을 충족하는 프로젝트를 우선시하고 있다. 이는 베트남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친환경 교통, 기후변화 적응과 같은 분야의 재원 마련을 위해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진다.

관리 기관의 관점에서 베트남은 시장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완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채권, 특히 녹색 채권과 지속가능 채권의 평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을 마련하고, 발행 기관의 책임과 담보 자산 관리 규정을 표준화함으로써 회사채 시장의 전문성을 높이고, 자본 조달 채널로서의 매력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베트남 국가증권위원회(SSC)의 부 티 쩐 프엉(Vũ Thị Chân Phương) 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채권 시장과 관련하여, 저희는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하고 기업의 자본 조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국가 신용등급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가 신용등급 상향은 매우 중요합니다. 신용등급이 올라가면 베트남 기업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차입할 때 더 유리한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 채권 발행의 확대는 베트남 금융 시장의 성숙 과정을 보여주는 행보이기도 하다. 베트남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 더 깊이 참여함에 따라, 투명성과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압박은 제도 개혁, 금융 활동 표준화, 그리고 경쟁력 향상을 촉진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국제 채권 발행을 통한 자본 동원은 재원 확충의 의미를 넘어, 베트남이 글로벌 금융 시장과의 연계를 가속화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한다면, 향후 베트남의 고도성장과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