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엡: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What’s On’ 코너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응옥 씨, 안녕하세요.

응옥: 네, 지엡 씨, 그리고 매주 토요일마다 저희 방송을 찾아주시는 청취자 여러분, 다시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지엡 씨, 어릴 때 들었던 이야기 가운데 아직도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혹시 베트남의 전통 신화인 선 띤-투이 띤(Sơn Tinh-Thủy Tinh)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지엡: 물론이죠, 응옥 씨! 훙(Hùng)왕이 미 느엉(Mỵ Nương) 공주의 신랑감을 고르기 위해 나섰고, 선 띤(Sơn Tinh, 山精‧산정)과 투이 띤(Thủy Tinh, 水精‧수정)이 함께 귀한 예물을 가져와 미 느엉 공주에게 청혼했던 이야기잖아요.

응옥: 맞습니다. 그런데 지엡 씨, 그 이야기가 더 이상 책 속에만 머무르지 않고, 아주 특별한 예술 장르를 통해 우리 눈앞의 무대에서 펼쳐진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

지엡: 정말 흥미롭네요! 응옥 씨, 이 공연에 대해 저와 청취자 여러분께 좀 더 자세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응옥: 네, 물론이죠. 지금부터 ‘What’s On’과 함께 베트남의 전설 ‘선 띤-투이 띤’이 어떻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는지 함께 만나보시죠.

응옥: 훙왕이 사위를 고르기 위해 펼친 익숙한 이야기는 그대로지만, ‘선턴(Sơn Thần, 산신)·투이꽈이(Thủy Quái, 물귀신)’는 민간 전설을 현대적인 서커스 무대에 옮겨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냈습니다. 3D 매핑과 수중 무대 기술, 다양한 시각 효과를 결합해 전설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지엡: 제가 알아본 바로는 티켓 판매를 시작한 지 불과 사흘 만에 베트남 중앙서커스극장의 1,000석이 넘는 좌석이 모두 매진됐다고 합니다. 지난 9월 25일 첫 공연에도 약 1,200명의 관객이 찾아 객석이 거의 가득 찼는데요. 이는 모든 연령대의 관객을 사로잡은 이번 공연의 인기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응옥: 서커스로 재탄생한 ‘선 띤·투이 띤’이 정말 큰 관심을 끌었네요! 하지만 저는 무엇보다 제작진이 익숙한 이야기를 아주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커스 기예를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이야기 흐름을 이어가면서 관객들을 훙왕이 미 느엉 공주의 신랑감을 고르던 이야기 속으로 다시 데려갑니다. 이어 산신과 수신의 만남을 보여주고, 마침내 산과 바다가 맞붙는 대결로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지엡: 그리고 또 하나 특별한 점은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무대도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입니다. 3D 매핑 기술을 활용해 관객은 평화로운 산과 숲에서 산신과 수신의 전투가 벌어지는 거친 바다로 이동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응옥: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물과 불, 조명, 3D 매핑이 어우러지면서 액션 장면은 더욱 화려하고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 기술이 역량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된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활용됐다는 것입니다.

지엡: 맞습니다. 베트남서커스연맹 회장인 똥 또안 탕(Tống Toàn Thắng) 인민예술인은 이 작업이 상당히 어려운 과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떤 순간에는 3D 매핑이 관객을 이야기 속 여정으로 이끌지만, 또 어떤 순간에는 배경 역할을 하며 공연자들의 기예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응옥: 저는 이런 연출 방식이 마음에 듭니다. 결국 무대의 중심에는 캐릭터와 예술가가 있어야 하니까요.

지엡: 그리고 이 공연을 완성하기 위해 제작진은 약 4개월 동안 준비했다고 합니다. 서커스와 현대 기술을 결합한다는 아이디어는 사실 2022년 말부터 구상됐는데요. 약 30년 동안 운영돼 온 베트남 중앙서커스극장도 물을 활용한 무대 기술과 3D 매핑을 적용할 수 있도록 개보수 작업을 거쳐야 했습니다.

응옥: 그렇게 들으니 70분가량의 공연이 관객을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기까지 무대 뒤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과 준비가 있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지엡: 맞습니다. 그리고 이 공연은 ‘선 띤·투이 띤’ 이야기를 단순히 그대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훙왕이 내건 신랑의 예물인 ‘아홉 개의 상아를 가진 코끼리, 아홉 개의 발톱을 가진 닭, 아홉 갈기의 붉은 털을 가진 말’이라는 설정도 새롭게 풀어냈습니다. 나라를 이끌고 백성을 보살필 만한 재능과 덕을 갖춘 인물을 찾는 이야기로 재해석한 것입니다.

응옥: 그렇다면 옛이야기는 그대로 남아 있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오늘날의 관객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확장된 셈이네요.

지엡: 그렇죠. 공연에는 변치 않는 사랑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가치, 그리고 선과 악의 대립에 관한 다양한 메시지도 담겨 있습니다.

응옥: 그래서인지 ‘선턴-투이꽈이’는 어린이만을 위한 공연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연출을 맡은 똥 또안 탕 인민예술인 역시 오늘날의 서커스는 더 이상 어린이나 일부 가족 관객만을 위한 장르가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의 반응에서도 이러한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엡: 한 관객은 무려 15년 넘게 서커스장을 찾지 않았고, 처음에는 그저 ‘한번 구경이나 해보자’는 생각으로 공연장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공연을 보고 나서는 그 규모와 이야기 전개 방식에 오히려 놀랐다고 하는데요. 어쩌면 이런 게 전통 공연이 새롭게 관객을 만나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이 이제는 ‘더 이상 서커스를 보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관객들도 다시 자리에 앉아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고 싶게 만드는 것 말이죠.

응옥: 지엡 씨, 어쩌면 ‘선 띤·투이 띤’ 이야기는 한 번도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단지 세대마다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를 들려줄 뿐인 것 같아요.

지엡: 맞습니다. 이번에는 그 이야기를 서커스와 음악, 첨단 기술로 새롭게 풀어냈습니다. 전설이 책장을 넘어 우리 눈앞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게 된 것이죠.

응옥: 첨단 기술을 통해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돌아갈 수 있는 멋진 방법이 아닐까요?

지엡: 지금까지 ‘What’s On’과 함께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저희가 소개해 드린 다양한 문화 소식과 즐길 거리가 가족, 친구들과 함께하는 주말을 더욱 편안하고 의미 있게 보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응옥: 다음 주 ‘What’s On’에서 다시 만나 뵙겠습니다.

응옥 + 지엡: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