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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58회: 리트엉끼엣(Lý Thường Kiệt) 거리

2026/3/22 | 02:03:00

(VOVWORLD) - 리트엉끼엣 거리는 하노이 도심에서 손꼽히는 중심지인 끄어남(Cửa Nam) 지역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로 살펴보면, 이 거리는 총 길이가 약 1,793m, 그러니까 대략 1.8km 정도인데요. 도로 폭도 평균 15m에 달해 하노이 도심에서는 꽤나 시원시원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홍응옥: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하고, 다채로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 베트남! 베트남 거리마다 깃들어 있는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시간,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입니다. 안녕하세요, 주변에 보이는 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꼭 설명해야 직성이 풀리는, ‘설명봇’ MZ 기자 홍응옥입니다.

뚱응옥: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도시 산책을 즐기면서 길거리 구석구석을 탐방하는 거리 탐방가 뚱응옥입니다. 오늘도 이 코너를 홍응옥 씨, 그리고 청취자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반갑습니다. 

홍응옥: 네 청취자 여러분, 최근에 저희가 베트남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황제 중 한 분이자 리(Lý) 왕조를 창건하신 리 태조 황제의 이름을 딴 거리를 소개해 드렸는데요. 하노이의 심장부인 호안끼엠(Hoàn Kiếm) 호수 인근 거리를 탐방하는 우리의 여정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오늘은 리 태조 황제와 함께 리 왕조를 빛낸 또 다른 영웅, 베트남인들에게 한국의 이순신 장군만큼이나 존경받는 구국 영웅인 리 트엉 끼엣(Lý Thường Kiệt) 장군의 이름을 딴 거리를 속속들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뚱응옥: 리트엉끼엣 거리는 하노이 도심에서 손꼽히는 중심지인 끄어남(Cửa Nam) 지역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로 살펴보면, 이 거리는 총 길이가 약 1,793m, 그러니까 대략 1.8km 정도인데요. 도로 폭도 평균 15m에 달해 하노이 도심에서는 꽤나 시원시원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이 거리는 동쪽의 레타인똥(Lê Thánh Tông) 거리 교차로에서 시작해, 서쪽으로는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 지어져 100년 넘는 역사를 간직한 하노이역 인근 레주언(Lê Duẩn) 길까지 쭉 뻗어 있습니다. 이 긴 구간 동안 판쭈찐(Phan Chu Trinh), 응오꾸옌(Ngô Quyền), 항바이(Hàng Bài), 바찌에우(Bà Triệu)와 같은 하노이의 동맥이라 할 수 있는 주요 도로들과 줄줄이 교차하며 도시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죠. 

홍응옥: 청취자 여러분, 리트엉끼엣(Lý Thường Kiệt) 거리의 역사는 한마디로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변화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 전통 마을의 정겨운 정취가 물씬 풍기던 전형적인 농촌 지역에서, 서구식 도시 계획을 거쳐 오늘날의 세련된 현대적 대로로 바뀌었기 때문이죠. 프랑스인들이 하노이에 들어와 서구식 구역인 프랑스 거리를 조성하기 전만 해도, 이곳은 과거 토쓰엉(Thọ Xương)현에 속한 평범한 마을들이었습니다. 논과 연못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민가도 드문드문 있었던, 조금은 복잡한 지형이었죠. 

뚱응옥: 그러다 프랑스 식민 정부가 호안끼엠 호수 남쪽 지역을 인도차이나 지역의 행정 중심지로 구축하기 시작하면서, 리트엉끼엣 거리는 가장 발 빠르게 정비된 주요 축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1898년, 당시 폴 두메르(Paul Doumer) 총독은 이곳에 유명한 학술 기관인 ‘프랑스 극동학원(EFEO)’의 전신인 고고학 사절단 본부를 세우기로 결정했죠. 식민지 시절 이 거리의 공식 명칭은 카로 대로(Boulevard Carreau)였습니다. 

홍응옥: 당시 카로 대로는 파리의 거리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스타일로 설계되었습니다. 길 중앙에는 넓은 분리대가 있고, 양옆으로는 하늘을 찌를 듯이 높게 솟은 가로수와 탁 트인 인도로 꾸며졌죠. 이곳에는 법원과 연구소 같은 통치 기구의 핵심 시설부터 프랑스 관리들을 위한 고급 빌라들이 줄지어 들어섰습니다. 화려한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진 거대한 건축물들이 들어서면서 옛 마을의 모습은 찾기 힘들어졌고, 이곳은 인도차이나에서 손꼽힐 만큼 아름답고 품격 있는 거리로 탈바꿈했습니다. 

뚱응옥: 그러다 1945년 8월 혁명 이후, 식민지의 흔적이 남아 있던 거리 이름들은 자랑스러운 민족 영웅이나 역사적 지명으로 전격적으로 교체되었습니다. 이때 카로 대로는 드디어 지금의 이름인 리트엉끼엣 거리가 되었죠. 그 후 하노이의 많은 거리 이름이 바뀌고 역사의 부침이 있었지만, 리트엉끼엣이라는 이름만큼은 오늘날까지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홍응옥: 그럼 여기서, 이 거리의 주인공인 역사적 인물 리 트엉 끼엣에 대해 잠시 소개해 드릴까요? 리 트엉 끼엣은 베트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한 명으로, 베트남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14인의 민족 영웅’ 중 한 분입니다. 시대를 앞서간 탁월한 군사 전략가였을 뿐만 아니라, 리(Lý) 왕조 시절 정치, 외교, 문화 전반에 걸쳐 큰 족적을 남긴 손꼽히는 인물이죠. 

뚱응옥: 리 트엉 끼엣(1019~1105년) 장군의 본래 성은 응오(Ngô), 본명은 응오 뚜언(Ngô Tuấn)이고 자는 트엉 끼엣(Thường Kiệt)입니다. 하노이 바딘 지역에 뿌리를 둔 대대로 무관을 배출한 명문가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문무를 겸비한 수재로 이름을 떨쳤죠. 23세에 궁궐 시위대가 된 그는 빈틈없는 일 처리로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특히 나라에 세운 큰 공을 인정받아 황제의 성씨를 하사받는 ‘국성(國姓)’의 영예를 얻으며 공식적으로 ‘리(Lý)’ 씨 성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는 리 왕조의 세 명의 왕을 보필하며 최고 군사직인 태위(Thái úy)의 자리에까지 올랐습니다. 

홍응옥: 리트엉끼엣 장군의 생애는 국가의 운명이 걸린 결정적인 승리들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송나라의 거점을 선제공격한 작전이나, 1077년 뉴응우옛(Như Nguyệt) 강에서 송나라 군대를 격퇴한 전투가 대표적이죠. 특히 이 전투에서 그는 베트남 최초의 독립선언서라 불리는 ‘남국산하(南國山河)’라는 시를 지어 낭독하게 함으로써, 병사들의 사기를 하늘 높이 끌어올리고 적군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습니다. 

홍응옥: 이 시는 단순한 문학 작품을 넘어 중요한 정치적 문건으로서, 당시 ‘대월(Đại Việt)’이라 불렸던 베트남(11세기부터 19세기까지 사용된 베트남의 옛 국호)의 독립 주권이 ‘천정(天定, 하늘이 정한 운명)’에 의한 것임을 확고히 천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를 침범하는 그 어떠한 적이라도 처참한 패배를 면치 못할 것임을 강력히 경고합니다. 이는 베트남 역사상 ‘최초의 독립 선언문’으로 평가받으며, 베트남 국민의 강인한 자강(自强) 의지와 깊은 애국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뚱응옥: 역사의 숨결을 넘어, 오늘날의 리트엉끼엣 거리는 하노이 도심에서 가장 활력이 넘치는 핵심 축 중 하나입니다. 금융, 행정, 그리고 고급 서비스가 집중된 그야말로 하노이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죠. 

홍응옥: 맞습니다. 혹시 지적 호기심이 왕성한 ‘지식 탐험가’ 청취자분이 계신다면, 리트엉끼엣 거리 26번지에 위치한 중앙과학도서관에 꼭 한 번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이 건물은 인도차이나 반도의 과학과 고고학 발전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데요.

원래 1905년에 세워진 프랑스 극동학원(EFEO, 동양학 연구를 위해 프랑스가 세운 학술 기관)의 본부였답니다. 1943년에 도서관 건물이 증축되면서 지금의 거대한 ‘지식의 전당’이 완성되었죠. 이 건물은 건축학적으로도 참 흥미로운데요. 서구의 현대적인 골조 기술에 베트남의 고온다습한 기후를 견디기 위해 고안된 ‘인도차이나 양식’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화려한 꽃무늬 타일과 전통 기와가 어우러진 모습은 과연 우아하면서도 친근한 멋을 자아냅니다. 현재는 베트남 최대 규모의 과학 기술 정보를 보유하고 있어, 베트남의 미래를 밝히는 혁신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뚱응옥: 지식의 향기를 맡았다면, 이번엔 36번지에 있는 베트남 여성 박물관으로 발길을 옮겨볼까요? 주변의 고풍스러운 건물들과는 사뭇 다른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곳이지만, 그 안에는 깊은 문화적 가치가 담겨 있습니다. 1987년에 설립된 이 박물관은 역사 속에서, 그리고 일상 속에서 헌신해 온 베트남 여성들의 삶을 기리는 곳입니다. 특히 이곳의 백미는 수백 개의 논라(Nón lá, 베트남 사람들이 햇볕과 비를 피하기 위해 쓰는 원뿔 모양의 전통 모자)로 화려하게 장식된 돔 천장인데요. 이 창의적인 공간 덕분에 하노이에서 손꼽히는 매력적인 문화 명소로 자리 잡으며 전 세계 여행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홍응옥: 북적이는 거리를 걷다 보면 어느새 ‘하노이 책 거리’, 일명 ‘므이찐탕므어이하이’(Mười chính tháng mười hai, 12월 19일 즉 호찌민 주석이 전국 프랑스 항쟁 호소문 낭독한 날) 거리 입구와 마주하게 됩니다. 하노이 최초로 책만을 위해 조성된 이 보행자 전용 거리는 리트엉끼엣 거리와 하이바쯩(Hai Bà Trưng) 거리를 잇는 통로이기도 하죠. 멜리아 호텔 맞은편에 위치한 이 거리는 약 200m 정도 이어지는데, 현대적이고 깔끔한 디자인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나무들과 벤치가 참 인상적입니다. 이곳에는 베트남의 유명 출판사 16곳이 입점해 있어 주말마다 북 콘서트나 작가 사인회 같은 문화 행사가 끊이지 않고 열립니다. 매일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으니, 잠시 도심의 소음을 잊고 책 구경에 빠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뚱응옥: 마지막으로 이 거리에는 하노이를 대표하는 5성급 호텔인 멜리아 하노이가 44번지에 웅장하게 서 있습니다. 1999년부터 운영된 이곳은 각국 정상들이 머물거나 중요한 국제 회의가 열리는 단골 장소이기도 하죠. 

홍응옥: 네, 이렇게 해서 오늘은 하노이 리트엉끼엣 거리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이제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코너를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왔는데요. 끝까지 함께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베트남을 하나씩 알아가는 여정 속에서, 혹시 이름이 궁금한 지명이나 거리가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저희 VOV5 한국어 프로그램 웹사이트나 팬페이지 댓글, 또는 이메일 vov5.korea@gmail.com으로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뚱응옥: 네, 청취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과 거리 추천도 항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동네도 소개해 줬으면 좋겠다” 하는 곳이 있으면 꼭 알려주세요. 그럼 오늘 방송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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