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지난 시간에는 「가을이 지는 슬픔 - Buồn tàn thu」, 「봄날의 선착장 - Bến xuân」, 「쯔엉찌 - Trương Chi」, 「천태 - Thiên Thai」를 통해 반까오의 서정적인 음악 세계를 만나보았습니다. 그곳에는 가을과 달빛, 강물과 악기 소리, 그리고 동양적 정취가 짙게 배어 있는 꿈의 세계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반까오의 음악이 머나먼 몽상의 세계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조국이 새로운 역사의 시대로 접어들자 그는 민중과 병사, 그리고 민족의 운명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그의 혁명음악 가운데 특히 「Tiến quân ca」 즉 「진군가」는 베트남의 국가가 되었다는 점에서 각별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이 곡뿐만 아니라 반까오는 농촌과 병사, 승리와 개선의 기쁨을 노래한 수많은 웅장한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의 음악이 지닌 특별한 점은 장엄하고 힘찬 분위기 속에서도 언제나 깊은 서정성이 함께 흐른다는 데 있습니다. 행군하는 병사들의 발걸음 뒤에는 여전히 대나무 그림자와 종소리, 강물과 정겨운 지붕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늘 「베트남 멜로디 산책」에서는 반까오의 대표적인 네 작품, 「우리 마을 - Làng tôi」, 「베트남의 전사들 - Chiến sĩ Việt Nam」, 「로강 장가 - Trường ca Sông Lô」, 그리고 「하노이로 진군하라 - Tiến về Hà Nội」를 함께 감상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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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곡은 가수 빅 리엔(Bích Liên)과 '베트남의 소리' 국영 라디오 방송국의 합창단이 부르는 「우리 마을 - Làng tôi」입니다. 노래는 “내 마을에는 푸른 대나무 그늘이 드리우고” 그리고 “성당의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라는 매우 친숙한 두 이미지로 시작합니다. 대나무 그늘은 베트남 농촌의 풍경을 그려내고, 종소리는 평화로운 일상의 리듬을 알리는 소리입니다. 반까오는 단 몇 개의 간결한 이미지로 나무와 강이 있고, 집들이 자리하며, 공동체의 기억이 깃든 고향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그러나 전쟁이 닥치면서 종소리는 멎고 평화로웠던 풍경은 폐허가 된 마을의 모습으로 바뀝니다. 이러한 대비를 통해 상실의 아픔은 더욱 구체적으로 다가옵니다. 전쟁은 더 이상 멀리 떨어진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하고 소중한 삶에 직접 하고드는 현실이 됩니다. 그렇지만 마을 사람들은 고통을 감내하는 데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주민들은 유격대에 합류하고 방어 진지를 구축하며 계속해서 싸워 나갑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마을 - Làng tôi」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노래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고향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일어선 공동체의 강인한 생명력을 이야기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 마을-Làng Tôi'...함께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 LÀNG TÔI ♫

이어서 쭝 끼엔(Trung Kiên) 인민예술인의 목소리로 「베트남의 전사들 - Chiến sĩ Việt Nam」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첫 구절인 “수많은 영웅적인 전사들이여”에서부터 병사들은 용맹한 군대의 장엄한 기세 속에 등장합니다. 힘찬 행진곡 리듬과 총성, 나팔 소리는 거침없이 진군하는 군대의 발걸음을 떠올리게 합니다. 노래 속 병사들은 조국의 의지와 민족에 대한 책임을 짊어진 당당한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전진하라, 베트남이여”라는 외침은 한 병사의 모습에서 국가 전체의 운명으로 감정의 폭을 넓힙니다. 한 개인의 목소리는 그렇게 공동체 전체의 목소리가 됩니다. 반까오는 힘과 기백이 넘치는 언어를 사용하지만, 결연한 투쟁 의지 뒤에는 분명한 소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로 독립을 되찾고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베트남의 전사들 - Chiến sĩ Việt Nam」은 단순한 군가를 넘어, 한 세대가 역사 앞에서 바치는 장엄한 맹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 CHIẾN SĨ VIỆT NAM ♫

청취자 여러분께서는 지금 VOV5 한국어 프로그램의 라디오를 통해 방송되는 「베트남 멜로디 산책」시즌 3의 아름다운 선율을 듣고 계십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시대를 넘어 사랑받는 작품을 통해 베트남 현대음악의 형성에 기여한 뛰어난 음악가들을 함께 만나보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세 번째 작품은 꾸옥 흥(Quốc Hưng) 인민예술인이 부르는 「로강 장가 - Trường ca Sông Lô」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반까오는 로강을 “로(Lô)강, 항전의 수많은 물결”이라고 노래합니다. 본래 자연의 일부였던 강물은 이제 전쟁의 기억을 품게 되고, 폐허가 된 마을들과 비엣박(Việt Bắc) 지역에서 거둔 승리를 지켜본 역사의 증인이 됩니다. 작품의 전반부는 넓게 펼쳐지는 듯한 선율과 안개 낀 듯한 분위기로 강한 회화성을 드러냅니다. 그러다가 승리한 군대가 돌아오는 장면에서는 음악이 보다 빠르고 밝으며 힘차게 전환됩니다.

“여기가 바로 로강이다”라는 구절은 자부심 가득한 선언처럼 울려 퍼집니다. 이제 강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저항의 힘과 다시 일어서는 생명력을 상징하는 공간이 됩니다. 한 작품 안에서 청취자는 아득하게 펼쳐진 가을 풍경과 전쟁이 남긴 상처, 힘차게 울리는 포성과 승리의 날을 맞은 민중의 환희를 함께 만나게 됩니다. 서정성과 서사시적 장엄함이 결합되어 있는 「로강 장가 - Trường ca Sông Lô」는 마치 전투 속 조국의 모습을 여러 장면으로 이어 그려낸 한 폭의 음악적 연작처럼 다가옵니다.

함께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 TRƯỜNG CA SÔNG LÔ ♫

오늘 프로그램의 마지막 곡은 부 탕 러이(Vũ Thắng Lợi) 우수예술인이 부르는 「하노이로 진군하라 - Tiến về Hà Nội」입니다. “겹겹이 이어지는 군대가 파도처럼 나아간다”라는 이미지는 병사들의 행렬을 거대한 움직임으로 그려냅니다. 앞선 대열 뒤로 또 다른 대열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그 무엇도 그들의 전진을 막을 수 없을 듯합니다. 경쾌하고 힘찬 행진곡의 리듬은 이제 전쟁터를 향하지 않습니다. 군대가 돌아오는 승리의 날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군대의 기세는 승리를 기다리던 시민들의 기쁨과 하나로 어우러집니다.

노래에 등장하는 '오옹성문'은 하노이를 마치 개선군을 맞아 활짝 피어난 한 송이 꽃처럼 그려냅니다. 과거 도시의 안과 밖을 구분했던 관문들은 이제 병사와 시민이 다시 만나는 장소가 됩니다. 반까오는 또한 해방의 날을 봄과 빛, 피어나는 꽃의 이미지와 연결합니다. 그 결과 승리는 단순한 군사적 성취를 넘어 새로운 삶의 시작이자 부활로 표현됩니다. 따라서 「하노이로 진군하라 - Tiến về Hà Nội」는 힘찬 군가인 동시에 오랜 세월 승리의 순간을 기다려 온 도시가 다시 깨어나는 모습을 화려하게 그려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프로그램의 마지막 곡을 함께 감상해 보시지요.

♫ TIẾN VỀ HÀ NỘ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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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오늘 소개해 드린 네 작품을 통해 우리는 작고한 음악가 반까오의 혁명음악이 지닌 다채로운 면모를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마을 - Làng tôi」에는 전쟁으로 평화가 무너졌지만 굳건히 다시 일어선 고향 마을이 있고, 「베트남 전사들 - Chiến sĩ Việt Nam」에는 조국의 의지를 품고 나아가는 병사의 모습이 있습니다. 「로강 장가 Trường ca Sông Lô」의 강물은 아픔의 기억을 간직하면서 동시에 승리의 흔적을 새기고 있으며, 「하노이로 진군하라 Tiến về Hà Nội」에는 수도로 돌아오는 군대와 그들을 맞이하는 시민들의 기쁨이 가득합니다.

이 작품들은 대나무 그늘과 종소리, 강물과 깃발, 성문과 병사들의 발걸음처럼 매우 구체적인 이미지를 통해 역사를 이야기합니다. 반까오는 혁명음악 속에 시인의 영혼과 화가의 시선을 불어넣었습니다. 그렇기에 전투의 장엄한 울림 속에서도 청취자들은 여전히 고향의 아름다움과 내일을 향한 믿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초기 작품에서 반까오가 꿈의 세계 속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했다면, 이후 그는 민중의 삶과 역사 그 자체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애국심과 희생, 연대의 정신과 자유를 향한 열망의 아름다움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는 장엄하고 호방한 색채를 지닌 그의 혁명가요 속에서 힘차게 표현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베트남 멜로디 산책」과 함께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시간에도 베트남 현대음악의 모습을 만들어 온 뛰어난 음악가들을 찾아 떠나는 여정에서 다시 만나 뵙겠습니다.

저는 진행자 티엔 타인이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