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오늘 우리는 중부 지방 평야와 강을 떠나 떠이응우옌 고워지대로 올라가 봅니다. 오래된 숲과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커니아 나무, 마을의 물가와 냐롱(nhà rông)이라는 마을 공동 공간, 그리고 새벽마다 꽁찌엥이라는 전통악기의 울림이 퍼지는 떠이응우옌 고원으로 향합니다. 이곳은 즈라이(Jrai), 바나(Bana), 에데(Ê Đê), 쎄당(Xê Đăng), 므농(M’Nông) 등 여러 형제 민족이 함께 살아가는 땅입니다. 각 민족은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그리고 저마다의 민속 음악 전통을 지니고 있지만, 모두에게는 공통된 ‘떠이응우옌의 혼’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 정서는 대삼림처럼 자유롭고, 산꽃처럼 강렬하고 화려합니다.

떠이응우옌의 민요는 무대나 녹음실이 아니라, 숲속에서, 시냇가에서, 냐자이(nhà dài, 긴 집)라는 전통가옥 안에서, 모닥불 곁에서 자연스럽게 태어난 음악입니다. 사람들은 노동할 때 노래하고, 축제를 열 때 노래하고, 아이를 재울 때 노래하고, 사랑할 때 노래합니다. 노래는 그들의 삶과 떼어낼 수 없는 일부입니다. 오늘은 즈라이, 바나, 에데, 쎄당 네 민족의 민요를 통해 떠이응우옌의 대삼림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함께 들어보려 합니다. 사랑의 속삭임, 자장가의 부드러운 선율, 축제의 흥겨운 울림, 그리고 산과 숲의 순수한 숨결을 담은 노래들입니다.

---------

프로그램의 첫 곡은 〈떠러이 캅 당 이아(Tơlơi Khăp Đang Ia)〉, 베트남말로는 ‘시냇가의 사랑 고백’ 정도로 옮길 수 있는 즈라이족의 화답 민요입니다. 러 짬 욜(Rơ Chăm Yol)과 딘 선(Đinh Sơn) 가수가 함께하는 노래이고요. 즈라이 소수민족 문화에서, 물가는 매우 특별한 장소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매일 모여드는 공간으로 여성들은 물을 길고 남성들은 몸을 씻으며 아이들은 뛰어놉니다. 또한 젊은 남녀가 만나 사랑을 속삭이고 그리움을 나누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 노래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말로 다 전하지 못한 마음을 시냇물에 실어 보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소박한 풍경 속에는 깊고도 변함없는 사랑, 기다림과 애틋한 그리움이 스며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두 목소리가 번갈아 이어지며, 옛날 시냇가에서 이루어졌던 화답 노래를 그대로 재현하는 듯합니다. 서로를 기다리고 바라보며, 오직 노래를 통해서만 마음을 전하던 순간들 말입니다. 함께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 TƠLƠI KHĂP ĐANG IA

다음 곡은 바나족의 자장가 〈루 앰(Ru em)〉즉 ‘자장가’라는 곡입니다. 가수 시우 흐엉(Siu Hương)이 들려드립니다. 바나족은 떠이응우옌 고원에서 가장 오래되고 풍부한 문화를 지닌 민족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들의 민속 음악은 대삼림 속에서 살아온 수많은 세대의 마음과 지혜, 그리고 삶의 염원이 축적되어 만들어진 유산입니다.

바나족에게 자장가는 단순히 아이를 재우기 위한 노래가 아닙니다. 그 자체로 오랜 깊이를 지닌 예술입니다. 노래의 이름, 부르는 대상, 내용과 분위기, 심지어 노래가 불리는 시간과 공간까지 세심하게 구분됩니다. 갓난아이를 위한 자장가는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를 위한 자장가와 다르고, 집 안에서 부르는 노래는 밭에서 부르는 노래와 또 다른 선율을 가집니다. 이러한 섬세함은 바나족이 아이의 성장 하나하나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를 보여줍니다. 자장가는 아이에게 사랑을 전하는 노래이자, 문화를 다음 세대에 이어주는 소중한 통로이기도 합니다.

이 노래 속 시우 흐엉 가수의 목소리는 겨울밤 전통가옥의 화롯불처럼 따뜻하고, 커니아(kơ nia) 나뭇가지를 스치는 바람처럼 부드럽습니다. 화려한 기교 없이도, 이 노래는 아이에게 “아들아, 너는 사랑받고 있다, 너는 보호받고 있다, 두려움 없이 눈을 감고 잠들어도 된다”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 RU EM ♫

세 번째 곡은 〈부온 주르 끄만(Buôn Dur Kmăn)〉입니다. 에데족 민요 가운데서도 특히 흥겨움과 경쾌한 리듬으로 유명한 노래이며, 흐리엠(H’Liêm)과 이작 아룰(Yjăk Arul) 가수가 함께 부릅니다. ‘부온 주르 끄만’은 특정 지명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풍경과 풍요로운 가축, 그리고 젊은 남녀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이상적인 마을을 상징합니다. 이 노래는 마을 축제나 잔치에서 자주 불립니다. 사람들이 기쁨에 들떠 있을 때, 전통 술 항아리가 돌고, 냐롱 전통 마을 회관 앞마당의 모닥불이 높이 타오를 때 울려 퍼지는 노래입니다.

〈부온 주르 끄만〉의 리듬 속에서는 젊은 남녀가 주고받는 천진한 문답이 들려옵니다. 어느 마을에서 왔는지, 어느 샘물을 마시는지, 물가에는 대나무 물통이 몇 개인지 묻고, 또 대답합니다. 그러나 그 평범한 질문들 속에는 서로를 알아가고, 가까워지고, 결국 사랑하게 되는 에데족 특유의 방식이 담겨 있습니다. 이어지는 노랫말은 하얀 꽃, 블랑(Blang) 꽃에 비유되는 소녀의 아름다움을 노래합니다. 산과 숲에서 가져온 단순한 비유들이지만, 그 안에는 진심 어린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함께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 BUÔN DUR KMĂN ♫

오늘 프로그램의 마지막 곡은 피 응 바잔(Phi Ưng Bazan) 가수가 부르는 쎄당족 민요 〈찜 질 디 땀(Chim Jil Đi Tắm)〉입니다. 오늘 소개된 네 곡 가운데서도 가장 천진하고 맑은 노래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곡은 아침 바람처럼 경쾌하고, 숲의 나뭇잎 위를 뛰노는 작은 새의 발걸음 같으며, 떠이응우옌 고원의 새벽을 가로지르는 시냇물 소리처럼 맑은 리듬을 지니고 있습니다.

‘질(Jil) 새가 목욕을 하러 간다.’ 그저 그런 소박한 이야기인데도, 듣다 보면 어느새 함께 즐거워집니다. 바로 여기에서 떠이응우옌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드러납니다. 그들에게는 주변의 모든 존재가 영혼을 지니고 있으며, 모두 찬미받을 가치가 있고, 삶의 축복을 이어주는 일부입니다. 이 노래의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또 다른 떠이응우옌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엄숙한 의례나 신비로운 서사시 속의 떠이응우옌이 아니라, 일상의 순간들 속에 살아 있는 떠이응우옌입니다. 고요한 새벽, 날갯짓하는 작은 새, 그리고 숨 쉬듯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노래 말입니다. 함께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 CHIM JI ĐI TẮM ♫

------------

청취자 여러분, 떠이응우옌의 민요는 책이나 학문이 아니라, 어머니의 숨결과 시냇가 연인의 부름, 축제의 밤 마을 사람들의 웃음, 그리고 숲속에서 목욕하는 작은 새의 움직임 속에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이곳에서 민요는 단순한 음악이 아니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과 소리로 마음을 전하는 방식을 담아낸 하나의 문명의 언어입니다.

오늘 우리는 즈라이족의 사랑 노래, 바나족의 자장가, 에데족의 흥겨운 축제 노래, 그리고 쎄당족의 천진한 새 노래를 통해 같은 대삼림으로 이어지는 서로 다른 네 개의 문을 지나왔습니다. 민족마다 목소리도, 색채도 다르지만, 모두 떠이응우옌 고원의 하늘과 땅에 대한 깊은 애정 속에서 피어난 노래들입니다.

오늘도 《베트남 멜로디 산책》과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도 음악을 통해 베트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저는 티엔 타인이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