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은 정치·경제·기술을 비롯해 사회·기후·보건·군사·인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면서 세계가 ‘결정적 전환점’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유엔(UN)과 관련해서는 세계의 다양성을 더욱 잘 반영하기 위해 유엔 개혁이 필요하며,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중동 국가들이 더 큰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로운 국제질서의 형성 과정은 되돌릴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서방 국가들이 각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는 토대 위에서 ‘세계 다수(world majority)’와 협력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설을 관통한 또 다른 핵심 의제는 분쟁 격화 위험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지속적인 보복 수위 격상과 ‘레드라인(red-line, 금지선)’ 침범, 제재 확대 및 군사적 수단의 사용이 통제하기 어려운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는 현재의 충돌이 오랜 대립 과정의 결과라는 러시아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한 러시아에 대한 ‘전략적 패배’를 추구할 경우 분쟁이 더욱 격렬한 국면으로 접어들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및 기타 파트너국들의 참여 아래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공동 추진하고 있는 ‘21세기 다극화 및 다양성에 관한 유라시아 헌장’ 제정 구상도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발다이 연설에서 제시한 3대 핵심 메시지는 국제질서가 다극화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 충돌 격화를 막기 위해 통제와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세계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유라시아 지역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으로 요약된다. 제23차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연례회의는 러시아 및 해외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9월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모스크바주에서 개최됐다.

(사진: 크렘린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