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식은 단순히 비를 기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풍년과 평안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공동체의 화합을 다지고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중요한 문화 행사이기도 하다.

닥락성 타인녓동 끼 마을 마을회관 주변 나무 아래에서는 여름을 알리는 매미 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른 아침부터 마을 주민들은 기우제를 준비하기 위해 하나둘 모여든다. 어떤 이는 제물을 준비하고, 어떤 이는 제사지낼 빈터를 정돈하며, 또 다른 이들은 징 연주와 쏘앙(xoang) 민속춤의 장단을 맞추기 위해 연습에 나선다. 끼 마을 주민 이 조앙 흐덕(Y Zoang H Đơk) 씨는 며칠 전부터 마을 어르신들과 청년들이 함께 재료를 준비하고, 제사에 사용할 초가집과 여러 상징 모형들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마을에서 주최하는 이 의식에 모두가 힘을 보태고 함께 협력하여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길한 시간이 되어 모든 준비가 마무리되면 주민들은 전통 의상을 차려입고 공동체회관 앞마당에 둘러앉는다. 울려 퍼지는 꽁찌엥(베트남 소수민족의 전통악기, 한국의 꽹과리·징과 비슷한 악기) 소리 속에서 의식이 시작된다. 기우제는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비를 기원하는 의식이고, 다른 하나는 마을 원로의 건강을 비는 제사다. 제관은 전통 방식에 따라 신령에게 기도를 올리며 비가 내려 풍년이 들기를 기원한다. 이날 건강 기원의 대상이 된 이 방 비아(Y Bang Byă) 마을 원로는 건강 기원 의식은 에데족 제례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의식에 참여한 모두의 건강과 행운, 평안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오늘은 기우제를 지내는 날이자 동시에 저를 위한 건강 기원 의식이 열리는 날입니다. 저에게는 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자민족의 전통 의식을 더 잘 이어가며 주민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의식이 끝난 뒤에는 벼농사와 사냥 등 전통 생산 활동을 재현하는 행사도 이어진다. 특히 행사 중 연출된 ‘비 내리는 장면’은 새 농사철에 풍년이 들기를 바라는 공동체의 염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제례가 끝난 뒤에는 공연과 교류의 시간이 이어지고, 주민들과 방문객들은 전통 술을 함께 나누며 공동 식사를 즐긴다. 마을 전체가 더욱 흥겹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가득 찬다. 마을 주민 흐제 나 비아(H Zê Na Byă)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늘은 정말 특별하고 즐거운 날입니다. 전통 춤과 꽁찌엥 소리가 어우러진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모두가 함께 어울리고 있습니다. 오늘날 다양한 음악 플랫폼과 현대 문화가 발전하는 시대이지만 에데족의 전통은 반드시 다음 세대에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축제의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국내외 관광객들도 자연스럽게 쏘앙 춤과 징 연주의 장단에 어우러지며, 마을에 퍼지는 전통 술의 진한 향기를 함께 즐긴다. 이제 기우제는 단순히 마을 주민들만의 신앙 의식이 아니라, 관광객들 또한 에데족의 삶과 문화를 깊이 체험할 수 있는 열린 문화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프랑스에서 온 관광객 안토니(Antonie) 씨 역시 우연히 이번 끼 마을 기우제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꽁찌엥 연주의 울림과 화려한 전통 의상, 그리고 공동체의 따뜻한 분위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정말 아름답고 훌륭한 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노래와 인상적인 춤을 많이 보았고, 주민들의 전통 의상도 매우 독특했습니다. 이 지역의 에데족 공동체는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축제가 정말 마음에 듭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끼 마을에서는 매년 3월 말이나 4월에 기우제를 복원하여 꾸준히 개최해 오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도 이러한 전통 의식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은 주민들과 지방정부 모두의 노력 덕분이다. 타인녓동 인민위원회 응우옌 딘 떰(Nguyễn Đình Tâm) 위원장은 앞으로도 전통 의례를 유지하면서 문화·관광 활동과 연계하는 장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인녓동은 앞으로 축제와 전통 의식을 연계해 지속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 문화를 보존하고 지역 관광 발전에도 기여하고자 합니다.”

징 소리와 전통 술의 진한 향기 속에서 막을 내린 끼 마을의 기우제는 단순히 풍년을 기원하는 의식이 아니라 에데족의 문화적 뿌리를 되새기게 하는 살아 있는 전통문화이다. 오늘날 끼 마을에 울려 퍼지는 징 소리는 비를 부르는 소리이자, 공동체의 기억과 전통을 다시 불러내는 울림이 되고 있다.

(사진: 흐 씨우 기자/VOV-떠이응우옌(Tây Nguyên) 고원지대 지점)